섬유·건설 넘어 유통·식품·바이오 등 산업 全 분야 투자 탄력
삼성 휴대폰공장 대표적...CJ 뚜레쥬르 34개 매장 운영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임선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과거 대우그룹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금호타이어 등 제조업과 경남기업 등 건설업 투자가 활발한 곳이지만 싸고 질좋은 노동력과 근면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섬유ㆍ의류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부터 유통, 식품, 영화, 바이오산업에 이르기까지 진출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에서 인기가 많은 한류문화를 기반으로 전 산업의 시너지효과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생산 전초기지다. 내년이면 베트남 진출 20년째를 맞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옌퐁 휴대전화 공장과 투득 TV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옌퐁 휴대전화 공장은 삼성전자의 전 세계 8개 휴대전화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연간 1만5000대의 휴대전화가 이곳에서 생산돼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간다.
현재 옌빈에 건설 중인 제2공장이 준공되면 삼성전자의 베트남 휴대전화 생산능력은 연 2억4000만대까지 늘어난다.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한 포스코는 철강과 건설, 발전,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철강부문은 1992년 호치민 포스비나(POSVINA)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하이퐁 브이피에스(VPS), 붕따우 포스코베트남, 호치민 포스코-VHPC, 하노이 포스코-VNPC, 빈즈엉성 스테인리스 가공센터 등 숨가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곳에서 생산ㆍ가공되는 냉연강판과 아연도ㆍ컬러ㆍ스테인리스 강판 등은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각지의 자동차, 기계, 건축산업의 젖줄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제껏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철강사 중 가장 많은 13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포스코건설이 벌이는 스플렌도라 신도시(부지 면적 264만㎡), 라오까이ㆍ저우저이 고속도로 , 티바이 액화석유가스(LPG) 터미널, 후에 종합병원 등 건설ㆍ플랜트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기업군 중 최근 베트남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은 CJ다. 1998년 처음으로 베트남에 대표사무소 문을 연 CJ그룹은 사료, 물류, 베이커리, 홈쇼핑, 영화, 유통, 바이오산업체 이르기까지 7개 부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3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매장 수와 매출액면에서 베트남 1등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일에는 베트남에 CJ제빵훈련원을 개설해 2017년까지 1600여명의 제과제빵 기술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CJ가 베트남 진출 초기 시작한 사료ㆍ축산사업 부문에서는 롱안과 빈롱, 흥웬 등 3곳에 사료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11년에는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와 합작으로 홈쇼핑 사업에 진출했고 농수산업 부문에서 다양한 민관협력사업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류를 바탕으로 CJ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문화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CJ는 2011년 7월 베트남 현지의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한 이래 베트남 현지 10개 지역에서 80개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 나라를 오가며 영화제를 개최하고 베트남 현지 방송 파트너와 공동으로 드라마를 제작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롯데그룹도 베트남 내 다양한 사업부문에 걸쳐 진출해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유통시장에 진출해 호치민, 다낭 등에 4개 매장을 운영, 올해 매출액 2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연말까지 추가로 2개 매장을 더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확대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건설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노이에 65층짜리 주상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를 짓고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이곳에서 두 번째로 높은 랜드마크로 백화점과 특급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코오롱글로벌은 베트남 빈증과 베이마우 지역에서 하수처리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베트남과 연간 7800만달러 규모의 수출입 중계를 진행하는 큰손이다.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기업 중에서는 효성그룹의 투자가 활발하다. 효성은 현지에서 사회공헌과 납세 등 모범기업으로 인정받을 만큼 활발한 기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지난 6년간 베트남 현지에 8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올해 예상 매출만 1조원 규모다. 베트남 총 수출액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경제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섬유 타이어공장을 신설한 타이어보강재와 산업용사 부문은 베트남 법인 총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판덱스의 경우 연내 생산량 30%를 늘리는 등 투자를 강화해 베트남 공장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허가액은 249억달러(약 27조6100억원)다. 이는 베트남 누적 투자허가액(2144억 달러)의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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