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VS. 에어아시아… 태국 하늘 길 경쟁 서막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에어아시아그룹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자회사를 세우고 한국 공략에 나선다. 기존 취항 중인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와의 첨예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쟁의 양상은 항공권 가격 인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즈란 오스만 라니 에어아시아엑스 대표는 지난 5일 기자와 만나 "내년 항공기 보유대수는 지금(2013년 초 11대)의 두 배(22대)가 것"이라며 "2015년에는 세 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운항 노선에 항공기 추가 투입은 어렵다"며 "말레이시아외 다른 허브를 구축하고 한국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외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허브를 구축해 인천, 부산 등지와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는 뜻이다.
이는 모기업인 에어아시아와 같은 전략이다.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계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로 단거리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또 인근 국가의 항공사와의 합작사(에어아시아태국, 에어아시아인도네시아 등)를 설립해 단거리 노선망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이같은 에어아시아엑스의 계획은 향후 우리나라 항공사와의 첨예한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태국 방콕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함께 에어부산을 제외한 모든 국적 LCC가 취항 중이다. 특히 이 노선은 취항 항공사 모두 하루 한 편 이상 항공기를 투입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인 가루다항공이 취항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긴장하는 것은 에어아시아엑스의 가격경쟁력이다. 에어아시아엑스는 수하물, 기내식 등 모든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어 항공권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이는 에어아시아엑스의 자회사가 우리나라와의 노선 연결에 나설 경우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가장 좋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남아에서는 에어아시아의 인지도가 우리나라 항공사보다 높다는 점에서 탑승객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즈란 대표는 "부산-쿠알라룸푸르 취항 한 달여 간 탑승률이 8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며 "인천 노선과 더불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아즈란 대표는 제주 취항 여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는 "1년여간 부산 노선을 운영하면서 제주 노선 취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제주관광공사 등과 취항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가 푸켓이나 발리와 같은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즈란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최한 CAPA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회의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