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예상치 못한 중국 공장 화재로 SK하이닉스의 실적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8% 늘어난 1조20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 번 경신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의 기대치는 이미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수준까지 형성돼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액 3조9326억원, 영업이익 1조113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한 뒤 4분기부터는 실적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문제는 4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D램 반도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점이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는 1시간 반 만인 오후 5시20분께 초기 진화됐고,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우시 공장의 D램 생산은 중단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공장 외부에 검은 연기가 크게 보였으나 이는 화재가 옥상으로 통하는 공기정화시설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클린룸 내의 반도체 제조장비에는 큰 문제가 없어 조만간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화재 피해가 크지 않더라도 생산 재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결을 생명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공정의 특성상 생산장비가 화재에 직접 노출되지 않았다 해도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생산장비가 있는 클린룸 안으로 연기가 스며들었다면 오염된 웨이퍼 등 원자재는 사용할 수 없고 생산장비들을 모두 세척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소 수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생산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