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노키아 휴대폰의 이름이 너무 길어 10자 이내로 줄이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끈다. 올 연말 퇴진을 앞둔 '떠나는 이'의 절묘한 한 수다.
3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올싱즈디지털에 따르면 발머 CEO는 노키아 인수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인수를 통해 윈도폰의 제품명을 더욱 매력적으로 손볼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됐다”고 언급했다.
앞서 MS는 노키아의 휴대폰사업부문을 71억7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발머 CEO는 “예를 들어 ‘노키아 루미아 윈도 폰 1020(Nokia Lumia Windows Phone 1020)’보다 더 나은 명칭을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는 MS와 노키아가 각자 독립적인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손댈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더욱 간결한 컨슈머브랜딩 전략을 발휘할 수 있게 됐으며 이것이 합병의 효율성”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MS가 노키아의 윈도폰 라인업인 ‘루미아’를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같은 대표 브랜드로 어떻게 바꿔 나갈지 주목된다. 애플은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폰5 등으로 명칭을 붙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태블릿 등에 ‘갤럭시’란 브랜드명 아래 다수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동안 MS의 제품 네이밍 전례를 볼 때 두고 봐야 할 일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MS의 주력제품인 컴퓨터용 윈도 운영체제의 경우 ‘Windows XP 64-Bit Edition For 64-Bit Extended Systems’ 같은 제품명처럼 간단명료한 이름 붙이기에 별 소질이 없었다는 이유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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