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의 시리아 공격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동맹국인 이란은 미국의 공격이 중동 전 지역에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알라에딘 보루제드리 이란 의회 안보ㆍ외교 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외부세력의 시리아 공격은 전체 중동지역에 불을 지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루제드리 위원장은 이란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그는 아사드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 대한 무력 행위는 모두 시리아 국경선을 넘어 중동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이 지역에 불을 지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지극히 예민하기 때문에 미국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가 공격을 받으면 이란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우리의 반응은 단호할 것"이라고만 답한 채 "유엔(UN) 조사단이 제출한 샘플결과를 보고 나서 구타지역 화학공격 배후에 누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루제드리 위원장은 또 "만약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행동을 취하면 미국의 국익도 위태롭게 될 것이다"면서 "미국은 불장난을 포기하고 정치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행동과 관련해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단행될 듯했던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오는 9일 개회하는 의회가 토론과 투표를 거쳐 무력 사용을 승인한 뒤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일 시리아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된 증거가 있다며 의회가 이달 9일 개회하는 즉시 시리아에 대한 무력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