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스리랑카)=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수사기관이 근거 없이 수사하지는 않는다."
검사출신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30일 저녁(현지시간) 스리랑카 순방 중에 숙소인 시나몬그랜드호텔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과 관련해 질문하자 "수사기관이 아무런 근거 없이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어느 정도 혐의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이어 "수사기관에서 대강 해보는 것은 아닐테고…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검사로 있을 당시)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할 때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보는데 수사할 때 특정 의도를 가지고 수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해 이번 이 의원에 대한 수사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기 의원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 총리는 "언론을 통해 보고 있고 해당 기사를 충실하게 읽을 겨를이 없었다"며 "바레인, 카타르, 스리랑카와 회담이 계속되다보니 제목 정도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수사에 대해 정 총리는 "두 가지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 의원 사건이)허무맹랑한 것으로 밝혀지면 (국정원의)타격을 어떡하려고 그러겠느냐"고 반문했다. 국정원이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호도하거나 방향을 전환시키기 위해 수사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이번 중동·서남아시아 순방에 대해 "각 나라마다 극진하게 대접을 해 줘 우리나라 국격이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바레인과는 협력위원회를, 카타르와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과 우리나라의 기술을 결합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중동 순방 기간 중 일본 아베 총리와 중동 순방 일정이 겹친 것에 대해 정 총리는 "현지 신문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력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내가 활동하는 기사를 현지 언론에서 주요기사로 취급하는 등 현지 언론사의 지면 구성을 보고 우리나라 비중이 높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총리 외교'의 필요성에 대해 "그때 그때 필요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외교를 통해 국익을 가장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대통령 외교지만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총리가 나서야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가 '외교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특히 "이번에 순방한 바레인과 스리랑카 같은 나라는 수교한지 30년이 넘었는데 우리나라 총리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며 "이런 나라들이 섭섭해 할 것이고 교포들도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외교 사각지대를 총리가 직접 챙기면서 외교전을 펼치고 교민을 위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콜롬보(스리랑카)=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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