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스리랑카)=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9㎞ 북동쪽에 위치한 켈라니야 사원. BC 5세기 쯤에 부처가 이곳에서 설법을 했다고 전해진다. 석가모니는 켈라니야 사원에서 설법을 한 뒤 목욕을 했고 이를 기리기 위해 켈라니야 사원이 만들어졌다.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이곳은 '신성한 곳'이다. 입구에서 부터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들어간다. 자신을 낮추고 세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원을 참배한 뒤에는 촛불을 켜고, 연꽃을 띄워 한창 발전하고 있는 스리랑카의 미래를 기원한다. 스리랑카의 2013년은 우리나라로 치면 1980년대를 닮았다. 곳곳에 서 있는 간판이며 사람들의 옷차람이 낯설지만은 않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30일 오후(현지시간) 스리랑카 대통령·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이곳 켈라니야 사원을 찾았다. 입구에 도착한 정 총리는 스리랑카 문화에 따라 신발을 벗고 하얀 덧신을 신었다. 맨발로 사원 입구까지 걸어갔다. 켈라니야 사원은 오랜 역사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원이다.
인도와 포르투갈에 의해 수차례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어 스리 라자싱하 왕에 의해서 1769년 현재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켈라니야 사원에는 불상은 물론 각종 조각품과 그림 등 다양한 불교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원 안에는 부처의 일생을 묘사한 그림 등이 가득하다.
스리랑카는 불교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불교 중에서도 특히 개인의 참선과 해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승불교로 유명하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부처가 자신들의 나라를 세 번이나 방문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이런 내용이 빠지지 않는 내용 중의 하나이다.
켈라니야 사원은 스리랑카 불교성지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매년 수많은 전세계 불교인들이 방문한다. 매년 1월 대규모의 페라헤라 축제가 시작되는 곳으로 이 때는 수 십만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다. 켈라니야 사원에서 스리랑카 국민들은 오랜 내전을 거친 고통과 아픔을 딛고 밝은 미래로 향하는 그들의 소망을 느낄 수 있다. 희망과 소망을 품고 있는 스리랑카인들의 숨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곳이다.
콜롬보(스리랑카)=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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