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28일 청와대로 향하는 재계 회장단의 관심사는 단연 상법개정안의 수정 여부다. 표면적으로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업들의 투자 약속, 또 그에 상응하는 정부의 규제완화 의지 표명이 이번 회동의 '주메뉴'로 발표될 것이지만,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상법개정안을 수정해 내놓을 것인가는 재계의 온 시선이 쏠린 실질적인 하이라이트 메뉴다.
하루 전인 27일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책협의회를 열고 상법개정안의 수정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의 입법 예고 기간이 지난 25일로 종료되면서 정부가 최종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미 청와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이 27일 정책협의회에서는 재계의 반발이 큰 대표적 조항에 대한 수정안이 도출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박 대통령이 재계 회장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하반기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달라는 당부를 하는 순서를 밟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상법개정안은 소수지분만으로 기업을 지배하는 전횡을 막겠다는 것이 주요 취지이자 내용이지만, 재계 측은 기업 경영권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며 해외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 감사위원 선출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집중투표제를 통한 소액주주 권리 강화 등도 주요 논란거리다.
재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청와대는 6일에도 당정청 정책협의회를 열고 수정안 마련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정 부분 수정이 가해지는 건 당연한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상법개정안의 취지 훼손에 따른 야당과 경제시민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상법개정안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상당 부분 반영해 나온 것이다.
한편 이날 청와대 오찬회동은 12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이어지며,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경제활성화 방안 발표가 진행된다. 그리고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재계 회장들의 발언이 있은 후 박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으로 회동은 종료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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