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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 사회 곳곳서 반향을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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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 사회 곳곳서 반향을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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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감기'(감독 김성수)가 한국형 재난블록버스터를 넘어 사회참여 영화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감기'는 호흡기로 감염, 감염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라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퍼지면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린 작품이다.


특히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구조요원 지구(장혁 분)나 딸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해(수애 분)의 모습에서 인간 내면의 대조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구는 많은 이들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정의감을 탁월하게 표현해냈고, 인해는 감염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한의 모성애를 분출함과 동시에 재난 상황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본성을 그려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감기'는 단순히 재난 상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적 쟁점인 '한미 전시작전권'까지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전시작전권이란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으나, 오는 2015년 우리 군으로 환수될 예정이다.


긴급한 상황이 벌어진 '감기'에서는 전시작전권을 놓고 벌이는 한미 양국의 팽팽한 대립은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관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며 양국의 대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정부의 처사, 국회의원들의 이기심과 극중 우리나라 대통령(차인표 분)의 고뇌와 좌절은 정치 사회적인 면까지 꼬집으며 일침을 가한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기' 제작진은 모성애를 강조하고 싶었지만 관객들은 통쾌한 정치를 맛 볼 수 있다"면서 "더불어 합리성의 가면을 쓴 매곡노들에 분노한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영화 '감기'의 개봉 당시 보건의료노조에서는 영화 관람을 권하는 성명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감기'의 촬영지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폐쇄한 진주의료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분당을 희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정부각료와 국회의원의 모습은 '내가 살기 위해 너는 죽어야 한다'는 전형을 보여준다"며 "홍준표 도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한 뒤 청산·매각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회 곳곳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감기'는 250만 관객(25일 오전 기준)을 돌파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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