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걸그룹 '크레용팝'을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은 옥션이 결국 광고 게재를 중단했다. 지난 16일 광고를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21일 옥션에 따르면 크레용팝이 트레이드마크인 '직렬 5기통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옥션 모바일' 광고가 20일 오후 1시부터 자취를 감췄다.
옥션 관계자는 "일부 매체의 보도처럼 광고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광고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집단 탈퇴 움직임이 일자 광고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원래 기획전 등 마케팅 차원에서 화면을 바꾼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크레용팝의 소속사 대표 황모씨가 극우 성향의 사이트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회원임을 스스로 인정했고 일베를 통해 홍보활동을 벌였다는 점을 내세우며 "일베 마케팅으로 떴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에 반감을 보인 네티즌들이 자신의 회원가입을 철회하는 것은 물론 다른 네티즌들에게도 동참할 것을 권유하면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연일 관련 기사와 멘션이 오르내렸다.
당초 다음달 14일 열리는 '2013 d'light URBANGROUND' 행사에 크레용팝을 게스트로 초청한 삼성전자 역시 난감해 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옥션의 광고 모델 기용에 이어 삼성전자의 게스트 선정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용팝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 전 캐스팅을 추진한 삼성전자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 페이스북에는 크레용팝의 출연을 예고하는 게시글이 사라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관련 게시글에는 "미스캐스팅이려나 지금 옥션도 크레용팝 썼다가 대규모 탈퇴라던데", "기업의 제1요건은 이미지이며, 이미지는 브랜드와 직결됩니다" 등 1200건이 넘는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인 출연자는 인디밴드들이고 크레용팝은 게스트이기 때문에 출연 게스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최근 옥션 모델 기용 논란과 표절 등 불미스런 일에 연달아 휘말린 점 때문에 내부에서 출연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출연진의 사정에 따라서도 게스트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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