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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놓고 경기도·도의회·도교육청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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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가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키로 해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이번 예산 삭감을 놓고 '재정난'과 '철학부재'라며 서로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런가하면 올해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0원"이라고 주장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축산농민단체들은 경기도가 삭감키로 한 무상급식의 절반 이상이 농가 지원비용인 만큼 예산을 되살리지 않을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경기도 "예산없다" vs 도의회 "철학부재"


지난 19일. 김동근 도 기획조정실장은 모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문수 지사가 오세훈 전 시장처럼 정치적인 목적, 즉 보수층을 결집해 보수 아젠다를 만들기 위해 무상급식 예산 삭감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가치와 철학의 문제가 아니고 재정 현실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무상급식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며 "현실적으로 볼때 지원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무상급식은 경기도에서 직접 책임지고 하는 사업이 아니고, 경기도교육청에서 관리하다 보니 도 입장에서는 우선순위를 따졌고, 고육지책으로 무상급식 삭감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상급식 삭감을 결정한 만큼)내년 예산편성시 경기 보트쇼 등 (일부에서 지적하는 전시성사업)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예산)편성을 해서 다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김 실장에 이어 전화인터뷰에 나선 도의회 강득구 대표의원(안양)은 "(경기도의)재정여건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고 동의한다"며 "그럴수록 세출삭감이라는 큰 방향, 원칙을 우선 정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예를 들면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 전시성 사업 이런 큰 틀에 대한 원칙들을 정한 다음에 각론으로 가야 되는데, 그런 총론과 각론에 대한 입장은 없고 예를 들면 무상급식이 재정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양 이렇게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김문수 지사가 지난 16일 간부회의에서 무상급식은 정치나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예산의 문제라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예산이야말로 지도자의 철학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얼마 전 인천시 같은 경우도 송영길 시장이 내년도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경기도처럼 인천시도 재정상태가 상당히 안 좋지만 무상급식을 지키겠다고 했다"며 "이걸 보더라도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큰 것은 단체장의 철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860억" vs 경기도교육청 "0원"


경기도교육청은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경기도의 올해 무상급식 지원 예산은 '0원'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자료에서 "올해 경기도내 학교에 제공하는 무상급식 예산은 7131억원으로, 소요경비는 경기도교육청과 31개 시군이 부담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따라서 "경기도가 재정여건을 들어 내년 무상급식 예산 전액을 조정한다고 하는데 그럴 예산 자체가 없는데 무슨 말이냐"며 "다만 판로개척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며 (경기도가)시작한 친환경ㆍ우수농축산물 지원사업이 이번 무상급식 중단으로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나아가 "학교급식과 관련된 간접적인 부문까지 포함해도 경기도의 관련 예산은 아무리 많아야 99억6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전체 도내 학교 무상급식 예산의 1.4%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20일 2개의 설명성 반박자료를 잇달아 냈다.


경기도는 자료에서 "어제 경기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 7131억8120만원 중 도교육청이 4000억8667만원을, 31개 시군이 3130억9544만원을 부담하고 있다며 경기도의 예산은 0원이라고 지적했다"며 "그런데 같은 자료 2쪽을 보면 경기도의 2013년 급식관련 지원예산은 874억원으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건 어찌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기도는 특히 "학교급식 예산은 무상급식 예산과 같은 것"이라며 "경기도청의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이란 주장은 지난 연말 대타협이란 평가를 받으며 무상급식 예산을 마련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합의를 폄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아울러 "재정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데 이를 정치적 논란으로 이끌고 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유감스럽다"며 "경기도는 16조의 예산중 실제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법적, 의무적경비를 제하고 올해 8100억원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이마저 줄어 마이너스 1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돼 어쩔 수 없이 무상급식 예산 삭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이라는 경기도교육청의 주장'에 대한 설명자료도 내 "경기도청의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이라는 경기도교육청의 주장은 무상급식의 의미를 학기 중 점심제공만으로 축소한 데 따른 편협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농민단체·결식아동 "반발" vs 경기도 "예산부활 검토"


19일 전농경기도연맹ㆍ참교육학부모 경기지부 등 4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한 경기운동본부'는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 결정을 집중 성토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경기도가 삭감을 결정한 무상급식 예산의 절반 이상은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의 지원비"라며 "결국 경기도가 겉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농가의 판로확보를 위한다고 해놓고, 정작 농가의 소득보장에 도움이 되는 예산을 삭감,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올해 전체 학교급식 예산 중에서 400억원을 편성, 친환경 농산물 및 우수축산물 구입에 따른 차액지원사업에 쓰고 있다. 차액지원 사업은 도내 농가가 친환경 농산물을 일반 급식재료 가격으로 학교에 납품하면 해당 차액에 대해 경기도가 시ㆍ군을 통해 농가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도내 축산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책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무상급식 삭감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결식아동 급식비' 부활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20일 "도가 삭감하기로 한 무상급식 예산중 결식아동의 급식경비 187억원은 별도 예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저소득층 결식아동 8만2000여 명의 급식비에 사용되는 720억원 중 경기도는 18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내년도 결식아동 관련 예산은 여성복지국에서, 친환경농가 지원 관련 예산은 농정해양국에서 준비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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