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대한축구협회가 프로축구 승부조작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철퇴를 가했다.
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정기이사회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출한 '승부조작 선수 징계 감면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연맹은 지난달 11일 정기이사회에서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 및 2~5년 보호관찰 징계를 받았던 선수 가운데 보호관찰을 절반 이상 수행한 18명에 한해 관찰 기간을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최성국, 권집, 김바우, 염동균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아울러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한 영구제명 선수 5명의 징계를 보호관찰 1년으로 줄이고, 승부조작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가담하지는 않은 선수 4명의 징계를 영구제명에서 자격정지 2년으로 조정했다. 연맹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건을 협회 측에 제출, 승인을 요청했다.
이후 축구팬들을 중심으로 연맹 측의 결정에 대한 항의가 이어졌다. FC서울, 성남 일화, 인천 유나이티드 등 K리그 각 클럽 서포터즈들은 경기 중 플랜카드 등을 활용해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협회는 한 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연맹 측의 징계 감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팬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협회 측은 "징계 감경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또한 승부조작과 같은 도덕적 해이가 재발할 여지를 남기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 협회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연맹의 징계감경 요청안 중, 법원으로부터 금품수수는 인정되나 승부조작 부분 무죄를 선고 받은 김지혁, 박상철, 임인성, 주광윤 등 네 명에 대해서는 조정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판단, 추후 연맹과 협의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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