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선수권 최종일 연장 첫번째 홀서 '우승버디', 이상희 제압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형태(36)가 연장혈투 끝에 기어코 메이저 우승을 일궈냈다.
18일 충북 충주 동촌골프장(파72ㆍ7192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KPGA선수권(총상금 5억원) 최종 4라운드다. 3타를 줄였지만 '디펜딩챔프' 이상희(21ㆍ호반건설)가 4언더파를 작성하며 추격에 성공해 동타(17언더파 271타)가 됐다. 김형태는 그러나 18번홀(파5)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곧바로 우승버디를 솎아냈다. 2010년 3월 KEB인비테이셔널 이후 3년 5개월 만에 통산 5승째, 우승상금이 1억원이다.
김형태가 바로 국가대표를 거쳐 2001년부터 코리언투어에 합류한 베테랑이다. 2004년부터 일본을 오가며 활약하다 지난해 부진으로 시드를 잃어 올 시즌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이번 우승은 특히 첫날 9언더파의 초반스퍼트가 동력이 됐다. 이날도 17번홀(파4)까지 4타를 줄이며 1타 차 선두를 질주해 우승을 예약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가면서 보기를 범해 다시 한 번 연장전이라는 고비를 넘겨야 했다.
김형태는 "결혼 6년 만에 임신해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에게 아주 큰 선물이 됐다"며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고 환호했다. 김형태는 2006년 11월12일 시즌 최종전인 몽베르챔피언십 최종일 생애 첫 우승 당시 12월15일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 변희진씨의 이름을 부르며 공개 청혼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김형태의 아내는 이날도 코스를 따라다니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상희는 반면 세번째 벙커 샷을 홀 1.8m 지점에 붙여놓고도 버디퍼팅을 놓쳐 최윤수(1987~1988년)에 이어 25년 만에 이 대회 2연패라는 대기록이 무산됐다. 3위 박상현(30ㆍ메리츠금융그룹ㆍ16언더파 272타)에 이어 4위로 밀려난 김대섭(32ㆍ우리투자증권ㆍ14언더파 274타)의 아쉬움도 컸다. 1타 차 2위에 있던 18번홀에서 러프를 전전하다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이 대회 역사상 네번째 통산 3승이라는 진기록이 날아갔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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