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지노믹스, 연계사업 확장 등 M&A로 먹거리 다변화..YG엔터 지분투자 활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전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상장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비우호적인 경영여건에 움츠리기 보다는 연계사업 확장을 겨냥한 '역발상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 주식 312만1371주(지분율 21.66%)를 총 468억200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취득가격은 1만5000원으로 크리스탈은 이번 인수를 위해 3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크리스탈은 신약 개발전문 바이오기업으로 관절염 치료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화일약품은 원료의약품을 기반으로 완제의약품, 건강식품원료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달 cGMP(미국 FDA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급 의약품원료(API) 합성공장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크리스탈은 화일약품의 선진시설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신약개발회사들의 고민이었던 안정적인 수익창출 문제를 해결하게 됐고 화일약품 역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크리스탈은 발표 당일 주가가 5% 상승하기도 했다.
엔터주 쌍두마차 중 하나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화장품제조업체인 코스온과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레드로버 지분투자를 통해 새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일과 9일 코스온과 레드로버에 잇달아 50억원씩을 투자해 각각 지분 5.9%, 3.24%를 확보했다.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미디어 콘텐츠는 물론 화장품 등 내수소비재의 해외매출도 증가 추세여서 와이지엔터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다수다.
김민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는 제일모직과 내년 패션사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중국시장 타깃 화장품 사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캐릭터 로열티와 같은 부가수익 증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불황을 피하기 어려운 대형사들도 M&A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의 핵심부품인 컨트롤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미국의 세계적 컨트롤러 업체인 LAMD를 인수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대만 이노스터테크놀로지의 임베디드 멀티미디어카드(eMMC) 컨트롤러 사업부까지 손에 넣었다.
제일모직도 지난 9일 독일 노바엘이디 인수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애쓰는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경기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한 분야만 파고들어서는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기존 사업분야와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는 사업으로 분야를 확대하는 것은 방향성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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