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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지사 '무상급식' 전액삭감…"제2의 오세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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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영규 기자]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내년 '무상급식' 예산 860억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번 무상급식 논란은 외견상 경기도의 재정난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러 원인들이 관측된다. 우선 김 지사가 임기말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연과지어 '무상급식'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처럼 전국을 상대로 무상급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승부수를 띄워보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 정부의 최근 보육정책과 취득세 인하 등 일련의 정책에 대한 불만 표출이란 시각도 나온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극심한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5139억원 줄이기로 잠정 결정했다. 내년 삭감예산은 국비매칭 예산이 224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무상급식지원비 860억원 ▲시군예산지원비 597억원 ▲산하기관 재정지원 447억원 ▲SOC 및 대규모투자축소 421억원 ▲경상적경비 299억원 ▲민간지원경비 277억원 등도 전액삭감 또는 감액된다.

김동근 도 기획조정실장은 "올해 취득세 등 세수결함이 4500억원으로 예상돼 다음달 1차 추경에 4435억원을 감액편성한다"며 "감액추경은 IMF 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 전액삭감을 김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연관짓는 시각이 많다. 김 지사는 내년 도지사 출마보다는 대권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야할 때다. 무상급식은 이런 측면에서 그 어떤 이슈보다 호재다. 이번 사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및 중도사퇴와 오버랩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8월 무상급식을 놓고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어오다 결국 낙마했다. 당시 오 시장은 시의회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배수의 진을 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자신이 주민투표에서 33.3% 이상의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사퇴하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당시 오 시장의 주민투표 제안은 시민들사이에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강행했다. 오 시장은 결국 주민투표율이 33.3%를 밑돌면서 중도 퇴임한 뒤 해외 유학길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의 무상급식 삭감을 정부의 최근 정책 불만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중앙정부가 지방분권에는 관심조차 없으면서, 지방에 복지예산을 떠넘기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례로 정부가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재원 일부를 지자체에 떠넘기면서 벌써부터 지자체들이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무상보육은 지난 4, 5월 일부 지역내 보육시설에 인건비 등이 지급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경기도는 현 재정상황이라면 오는 9월쯤 보육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의 취득세 영구인하 움직임에 대한 반발을 이번 무상급식과 연결짓기도 하고 있다. 경기도는 취득세 비율이 전체 세수의 56%를 차지한다. 특히 취득세 의존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러다보니 취득세가 영구인하될 경우 연간 7600억원 이상의 세수결함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현재 4%인 취득세율을 ▲9억원 이하 주택 1% ▲9억원 초과~12억원 2% ▲12억원 초과는 3%로 낮추는 세법 개정안을 다음달 국회에 낸다.


한편, 경기도의회와의 '빅딜'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무상급식 관련 빅딜은 지난 2011년 겨울에도 있었다. 당시 도의회는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민원전철365 예산 6억3000만원 등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했다가 무상급식 예산 400억원 편성과 함께 살려준 바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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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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