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사업 총 14개 선정, 40억3000만원 확보..어르신을 위한 노후계단 보수공사, 발달장애아 위한 놀이 공간 사업 등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주민들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부족한 구 재정도 확보하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했던 사업도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로구(구청장 이성)가 2014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사업에서 총 14개 사업이 선정돼 40억3000만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26, 27일 이틀 동안 개최된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총회에서 구로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예산 액수로 2위를 차지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주민 스스로가 적극 참여해 얻어 낸 값진 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최종 선정된 223개의 사업 중 47위에 오른 ‘병원에 갈 수 있게 노후계단 좀 고쳐주세요’ 사업은 한 자원봉사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수년간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해온 김의순(여·56)씨는 가파르고 노후된 계단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그 계단 인근에 거주하는 저소득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을 다녀올 때마다 혹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것.
구청이 진행하려 했던 보수공사도 예산 탓에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 참여예산사업의 취지를 듣게 됐고 바로 행동에 옮겼다.
김씨는 “신청해놓고 채택이 안 될 수도 있으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어요. 이제야 한시름 놓게 됐네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씨 제안으로 구로구는 계단 보수공사에 총 3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발달장애인를 위한 ‘공간재탄생을 통한 발달장애아동 문화체육교실 - 뛰다, 그리다, 꿈꾸다’ 사업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자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생각으로 실현됐다.
개봉 2빗물펌프장 옥상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발달장애인를 위한 복합문화 공간 및 체육활동실을 설치하는데 8억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제안에 동참했던 한 부모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아도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이번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구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었지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많은 사업들이 채택됐다며 구민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사업인 만큼 잘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구로구는 이달 말까지 내년도 ‘구로구 주민제안사업’의 신청접수를 받는다. 2억원 이하의 주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어떤 내용의 사업도 가능하다.
접수는 동 주민센터, 구청 기획예산과, 구로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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