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유혈진압에 합동군사훈련 중단, 13억$ 규모 군사원조 계속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민 수백 명을 학살한 이집트군과 벌일 예정이던 정례 군사훈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1981년부터 해온 정례 격년제 군사훈련인 ‘휘성’(Bright Star)으로 2011년 친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때도 취소된 전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중인 마사스 비녀드에서 “이집트와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만 시민들이 거리에서 살해되고 있을 때 우리의 전통적 협력관계는 계속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군부가 설치한 당국에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평화적 시위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연간 13억 달러에 이르는 군사지원 중단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10억 달러 이상의 군사원조를 해온 데다 미국의 주력전차의 이집트 공급과 공동생산, F-16전투기 공급 등 무기를 이집트 군에 공급하면서 군부를 지지해온 터여서 이집트인 학살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은 이집트인이 선거로 선출한 무르시 정부를 군부가 7월3일 축출한 이후에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제외하고는 ‘쿠데타’로 부르는 것을 피해왔다. 쿠데타로 규정할 경우 군사원조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은 7월24일 이집트가 2010년 발주한 20대의 F-16 물량중 4대를 인도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보하는 선에서 ‘불만’을 나타냈을 뿐이다. 계약물량의 상당수는 이미 이집트로 인도돼 이번 조치는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그 때도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이 조치가 무르시가 쿠데타로 축출됐다고 결론지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집트군이 유혈진압에 사용한 무기가 무엇이든 미국은 그동안 이집트 군부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무기를 공급해 비판을 모면하기 어렵다. 미국은 거의 매년 13억 달러에 대한 군사원조를 지원해 이집트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이하 BI)에 따르면, 미국의 이집트 군사 원조자금은 직접 이집트에 지급되지는 않는다. 이 자금은 뉴욕연준은행으로 가고, 이어 재무부 신탁계좌로 들어간 다음 미국 방산업체로 들어간다. 방산업체는 이 돈으로 무기를 만들어 이집트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F-16전투기를 공급하고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M1탱크를 공급한 것이다.
이집트 정부는 14일 한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탱크를 카이로 시내에 배치했는데 이 탱크가 미국의 주력전차 M1 A1에이브럼스 탱크와 구형 탱크였다..
BI는 미국이 1980년대 말 이후 이집트에 약 40억 달러어치, 1000여대의 M1A1에임브럼스 탱크를 공급했고 F-16 전투기는 1980년 이후 221대, 80억 달러어치를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군사원조 지원이 중단되지 않은 만큼 유혈진압에도 미국은 탱크를 계속 공급될 전망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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