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경 CJ제일제당 선임연구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가치소비를 지향하며 건강과 웰빙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인공 첨가물이 전혀 없는 원물 조미료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단순히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가 아닌 엄마가 이유식을 만들 때의 정성 어린 마음과 노력의 결과물로 지금의 '100% 원물산들애'를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대상과 함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조미료 개발담당인 채미경 선임연구원(31)은 '식탁의 해결사'로 불린다. 30대를 갓 넘긴 미혼 여성으로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조미료와는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이 분야에서는 소문난 개발 전문가다.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조미료 맛을 내기 위해 채 선임연구원은 '악바리' 소리까지 들으며 악착같이 매달렸다. 툭하면 지방 출장으로 전국을 누비고 집에서 오랜 시간 정성스레 육수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기 위한 하루에도 수도 없이 맛보고 원료 향이 베인 채로 다녔다.
"원물을 끓이는 탱크 옆에 오랜 시간 있다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가지 원재료의 향을 뒤집어쓰고 다니기 일쑤였죠. 하지만 노력한 만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조미료를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운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특히 제품이 생산되는 현장에서의 연구개발(R&D)이 가장 중요한 탓에 부산공장 출장이 잦아졌고 회사 동료들은 부산에 애인이 있냐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그럴때마다 '산들'이라는 친구를 '사랑애(愛)'한다고 농담을 던졌다는 채 선임연구위원.
"그 동안 인공조미료의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소고기의 모든 부위는 전부 다 건조해 갈고 빻아 가장 맛있는 부위가 무엇인지에 대해 실험도 해보고, 원물의 특성을 살려 재료 손질도 다르게 해보는 등 최고의 맛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처럼 피나는 노력 덕에 그가 개발한 100% 원물산들애는 집에서 원재료를 직접 냄비에 담아 우려내서 나오는 맛과 동일해 조미료를 쓰지 않거나 직접 조미료를 만들며 힘겨워하던 주부들로부터 쉽고 편하게 맛을 낼 수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100% 원물산들애는 화학적 합성 첨가물은 물론 천연 첨가물까지 일절 넣지 않은 천연조미료다. 순수 100% 원물만 갈고 빻아 담았기 때문에 물에 넣고 끓이면 끓일수록 원물 본연의 맛이 우러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 '100% 원물산들애 쇠고기'와 '100% 원물산들애 멸치'를 시작으로 지난해 '100% 원물산들애 해물'까지 선보이며 제품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100% 원물산들애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대표 제품으로 거듭날 때까지 인공의 향으로 코를 자극하는 여자보다는 자연의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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