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한국 남자농구가 필리핀에 덜미를 잡히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홈팀 필리핀에 79-86으로 패했다. 대학생 김민구가 3점슛 5개 포함 27점을 넣었고, 김주성과 양동근이 각각 11점을 넣으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상대 단신 가드인 제이슨 윌리엄스(17점)와 짐 알라팍(14점)의 외곽포를 막지 못하며 무너졌다.
이로써 한국은 11일 대만과 3·4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이 경기의 승자는 내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따낸다. 한국은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한 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한국은 경기 초반 조직적인 압박 수비로 필리핀을 몰아세웠다. 특히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귀화 선수 마커스 다우잇(2점)을 철저히 봉쇄하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1쿼터를 19-15로 앞선 한국은 2쿼터 역시 39-36으로 리드를 지킨 채 마쳤다.
문제는 3쿼터였다. 2만 여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필리핀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한국은 윌리암스와 알라팍에게 연속 득점을 내주며 순식간에 역전을 당했다. 결국 전반전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며 56-65, 9점 차 뒤진 상태로 3쿼터를 끝냈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4쿼터 들어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승준을 중심으로 한 골밑 공격으로 분위기를 뺏어왔고, 김민구는 3점슛에 추가 자유투까지 꽂아 넣으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좁혔다. 결국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이승준의 투핸드 덩크슛과 함께 74-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디 오캄포에게 내외곽에서 연달아 득점을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고, 종료 53초 전 알라팍에게 3점포까지 얻어맞으며 79-84로 뒤쳐졌다. 한국은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고, 종료 부저와 함께 고개를 떨어뜨려야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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