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실제 화폐라는 미국 사법부의 판단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법원은 전일 비트코인을 이용한 폰지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된 트렌든 셰이버스 사건과 관련해 이처럼 결론 내렸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금융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소에 맞서 셰이버스가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닌만큼 SEC가 자기를 기소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닌만큼 금융사기가 아니라는 셰이버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텍사스주 치안판사 아모스 마잔트는 "비트코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폐"라고 판시했다. 일부 사용처에 제한이 있을 뿐 기존 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 만큼 당연히 화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SEC는 2011~2012년 셰이버스가 텍사스주의 '비트코인 세이빙스 앤 트러스트'를 통해 비트코인 70만개를 이용해 금융사기극을 벌였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추적해왔다. 당시 시세로 450만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그는 7%의 이자를 보장한다며 비트코인을 예치 받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후발 투자자들에게 받은 비트코인을 이용해 수수료를 두둑이 챙기고 선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식이었다. 전형적인 피라미드식 금융사기다.
SEC에 따르면 약 15만개의 비트코인이 사기극에 사용됐다. 횡령한 비트코인은 셰이버스의 주택 및 자동차 임대료, 도박 자금으로도 쓰였다.
셰이버스에게 투자한 66명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26만3104 비트코인을 잃었다. 비트코인 세이빙스가 파산할 당시 환율로 따지면 300만달러 규모다. 하지만 현 환율을 적용하면 2600만달러다.
포브스는 이번 판결이 셰이버스에게는 불운한 일이지만 제도권에서 비트코인을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선보인 윙클보스 형제에게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CEO)가 자기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가로챘다며 제소한 뒤 승소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