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비트코인은 최근 정보통신(IT) 분야에서 뜨거운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다.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팔 사장(40·사진)은 비트코인의 미래를 밝게 본다. 그는 전자지갑이 현재 우리가 들고 다니는 지갑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자결제 시장의 성장과 함께 비트코인도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커스는 소비자들이 지갑 들고 다니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페이팔은 최근 미국 등 5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83%가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마커스가 지갑이 결국 쓸모없어져 미래에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IT 기기의 발전은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다. 미국인 29%는 외출할 때 지갑과 스마트폰 중 하나만 들고 나갈 수 있다면 스마트폰을 갖고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많은 미국인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소비행위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마커스는 현재 페이팔 이용자 1억1000만명이 향후 18~24개월 안에 지갑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페이팔에서 지난해 내놓은 '페이팔 히어' 애플리케이션은 페이팔 계정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마커스는 최근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과 가진 회견에서 비트코인이 "매우 잘 만들어진 화폐"라고 평했다. 그는 "특히 가치 저장 면에서 비트코인의 효용성이 높다"며 따라서 "비트코인은 달러보다 금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마커스는 앞으로 2년 안에 미 정부가 비트코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머잖아 페이팔도 비트코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지원하고 나서면 비트코인에 날개가 달리는 셈이다. 1998년 서비스에 들어간 페이팔은 현재 190개국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마커스는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로 떠오를지 아니면 새로운 IT 수단에 열광하는 소수 매니아만 사용하거나 범죄에 악용되는 수단으로 머물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73년생인 마커스는 피터 시엘(1967년), 엘런 머스크(1971년), 맥스 레브친(1975년) 등 페이팔 공동 창업자들과 나이, 삶의 궤적이 비슷하다. 마커스는 23세 당시인 1996년 첫 벤처업체 GTN 텔레콤을 창업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2000년 통신업체 월드 액세스에 매각했다.
마커스는 곧 이어 에코복스라는 모바일 솔루션 업체를 설립했다. 에코복스는 2011년 페이팔에 인수되는 모바일 결제업체 '종(Zong)'의 모태다.
종이 페이팔로 넘어가면서 마커스는 페이팔의 부사장 겸 모바일 부문 총괄 매니저가 된다. 그는 지난해 4월 스콧 톰슨 당시 페이팔 사장이 야후로 떠난 뒤 페이팔 사장 자리에 올랐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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