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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손은 놓고' 朴대통령 '입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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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없는 공공기관 반년 표류記
참모 물갈이 이후, 인선 속도낼까
공기업 경영난, 신사업은 '시계제로' 기존 업무도 마비
CEO 공석만 10여곳 "올 장사 헛바퀴" 토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이 청와대 2기 비서진 개편으로 기관장 인선에 동력이 붙을 수 있을 지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최종 의중이 기관장 인선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일부 공기업들은 청와대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원전 비리로 난타 당한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원전 가동 중단,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 등 현안이 많은 데도 실질적인 업무 추진이 안 되고 있다. 김균섭 전 사장이 원전 비리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갑자기 물러난 지 벌써 두 달째, 수장은 공석 상태다.


한수원은 사장이 공석이 되자마자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리고 15명의 지원자를 받았었다. 하지만 청와대로부터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잠정 중단하라'는 언질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1차 공모에서는 최고경영자(CEO)로 적합한 인재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일정을 잡지 못했다. 한수원 사장 자리에는 안팎에서 전직 관료 출신이 유력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설만 난무하고 있다.

한수원과 같이 기관장 부재난(不在難)을 겪는 공기업은 10여군데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거래소,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은 수개월째 최고의사결정권자 없이 기관이 돌아가고 있다.


이런 곳을 포함해 기관장 임기가 끝나 인선 작업을 해야 하는 기관은 30여 곳에 이른다. 일부 기관에서는 임기가 끝난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좌불안석'이다. 서부발전과 남동발전은 공모 절차를 진행하다 중단돼 현 사장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열리는 간부회의는 유야무야 없어진 지 오래다. 이미 후임 내정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를 마쳤으나 공식 절차를 진행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곳도 있다.


기관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공기업 경영은 올스톱 상태다. 특히 신사업 추진은 전면 보류돼 말 그대로 '시계제로' 상황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지난 연말 세웠던 올해의 사업 계획은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사실상 올해 장사는 망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인사 지연은 또 내년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통상 공공기관장 평가는 6개월 이상 재직을 기준으로 하는데 올해처럼 인선이 지연되면 평가 대상 자체가 안 되는 곳이 많아진다"며 "인선 지연에 따른 후폭풍이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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