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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매력 없잖아?..'기업공개 기피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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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기업 76%자격돼도 상장안해
대기업 계열사, 내부거래로 자금조달
중소기업은 공모가 저평가 부담 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말 꺼내든 '기업상장 활성화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이 영 시원찮다. 상장 유인책이 부족한데다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상장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크지 않아서다. 증시 전문가들도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금융당국의 카드가 빛을 볼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비상장기업 76% "요건되도 상장안해"=기업공개(IPO) 침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1년 158건에 달했던 기업공개(IPO)는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다. 2002년(118건), 2003년(73건), 2004년(47건)까지 줄어든 후 제자리 걸음이었다. 2011년에도 51건에 머물렀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 상반기 코스피시장 신규 상장기업이 1곳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IPO 가뭄이 심화되는 것은 자격이 되는데도 기업공개에 나서지 않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1만8369개 비상장기업 가운데 조사 대상 76%인 1만3956개 기업이 상장요건을 충족하지만 비상장사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3579개(19.5%), 코스닥 일반기업은 9586개(52.2%)로 집계됐다.

◆내부 자금조달이 편한 대기업 계열사=기업들이 직접금융의 방편인 상장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공개는 강제가 아닌 자율이기 때문에 상장 후 편익과 비용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는데 대부분 기업들이 상장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대기업 계열 비상장사의 경우, 모기업을 통한 내부거래 비중 덕에 현금이 쪼들리지 않아 자금조달이 목적인 '상장'에 대한 동기가 약하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들은 이익은 높고 내부거래비중은 높은 게 특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5대 기업(SK, 현대차, 롯데, 삼성, LG)을 대상으로 총수 일가 소유지분이 50~100%에 달하는 비상장사의 매출 대비 순이익률을 조사한 결과 10.1%로 계열사 전체 평균(5.8%) 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들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57.5%로 전체평균(30.2%)보다 27.3포인트 높았다.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 역시 58.4%로 전체평균(46.8%)보다 11.6포인트 높았다.


내부거래를 통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회사가 굳이 기업공개에 나설 이유는 없다. 상장을 하게 되면 공시규정이 강화돼 정보공개 부담만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한 한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상장을 하는 순간 감시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특히 대기업 계열 비상장사 입장에선 상장이 큰 덕이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이 상장을 하는 목적 자체가 '자금조달'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대기업들은 굳이 상장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절하' 두려운 중소기업=중소기업의 상장 기피 배경에는 저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부진하다 보니 낮은 공모가 책정이 부담스럽다. 적당한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한다고 해도 부진한 장세 때문에 증시 덕을 보기 어렵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KG ETS, 나스미디어, 엑세스바이오 등도 기대이하의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박동주 IR큐더스 과장은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코스닥 상장 기업들 역시 기업자금조달의 핵심창구인 IPO 대상 기업들이 섣불리 공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 상장한 포티스에 대해 공모희망가는 동종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5.7배 대비 40~45% 할인된 수준이다. 아이센스의 PER는 17.4배로 국내 의료기기업체(18.8배)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고, 우리이앤엘과 지디의 PER는 각각 5.8배, 7.3배에 그치는 등 공모주들이 전반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경기침체로 실적이 나오지 않다보니 상장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장보다는 M&A 당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VC(벤처캐피탈)들의 투자회수방안도 M&A(인수합병)에 집중돼 있어 기업들 역시 자금조달의 통로로 IPO를 택하기 보다 기존업체들에게 인수당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PO가뭄..해외도 마찬가지=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2012년 글로벌 IPO 시장규모는 2011년 대비 3분의 1이상 축소됐다. 공모 금액은 1230억 달러를 다소 밑돌아 최근 3년간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IPO 건 수도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미국 IPO는 110건으로 2010년 142건에서 23%가 감소했다. 윤지아 선임연구원은 "2002년 엔론, 월드컴 사건등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회계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상장 관련 규제가 증가하면서 IPO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0~2000년 연 평균 IPO건수가 311건에 이르던 미국도 2001~2009년에는 102건으로 감소하는 등 상장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은 IPO 감소로 GDP와 고용률 저하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미 재무부 역시 IPO활성화를 위한 정책수렴 테크스포스를 만들고, 상장 관련 규제안을 답은 '사베인스 옥슬리법'의 규제압력을 완화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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