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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인제, 시속 300Km 총알차의 현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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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르망 시리즈 한국서 첫 개최

8월 인제, 시속 300Km 총알차의 현기증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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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강원)=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트랙 위로 조심스레 올라선 레이싱카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돌변했다.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을 울리며 속도를 높였다. 갓 개장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은 순식간에 아스팔트조차 녹을 듯한 열기로 뒤덮였다.

지난 3~4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세계적인 내구레이스 르망 24의 아시아지역 예선격인 '아시안 르망 시리즈'가 국내 최초로 개최됐다.


아우디, 페라리 등 내로라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들은 물론,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시안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레이싱카들의 순위경쟁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이어졌다. 치열한 순위싸움에 관중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 눈으로 차량 쫓기에 바쁘다. 아찔한 추돌 및 이탈사고에는 탄식도 쏟아진다.


경주 중 급유, 타이어 교환 등을 하는 피트스톱은 경주 중 대표적 볼거리로 손꼽힌다. 드라이버들은 너나할 것 없이 우주복 같은 상의를 반쯤 벗고 땀을 쏟아낸다. 피트에 들어선 차량은 가면이라도 쓰듯 직전까지 쏟아내던 굉음을 순식간에 감추고, 엔지니어들은 차량에 몰려 점검에 여념이 없다.


아시안 르망 시리즈는 머신 당 2~3명의 드라이버가 교대 주행하고, 각 드라이버 당 최소 45분에서 최대 2시간14분 간 주행할 수 있다. 총 3시간 동안 가장 긴 거리를 달린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르망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르망 프로토타입 (LMP) 머신을 비롯해 람보르기니, 아우디, 페라리, 포르쉐, 애스턴 마틴 등 시속 300km 이상의 수퍼카가 참가한다.
 

8월 인제, 시속 300Km 총알차의 현기증 아시안 르망 시리즈 결선


이번 대회는 LMP2, GTE, GTC 등 3개 클래스로 나눠져, 3일 예선에는 총 8대, 4일 결선에는 총 9대의 차량이 출전했다. LMP2 클래스의 KCMG, GTC 클래스의 AF Corse, 타이산 켄 엔드리스가 클래스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양산하는 대표적 수입차 업체들은 이 기간 서포트 레이스를 펼쳤다. 아우디, 페라리, 포르쉐 각 브랜드의 단일 차종으로 열리는 원 메이크 레이스는 선수의 기량에 따라 승패가 결정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중화권 톱스타인 궈푸청(곽부성)과 배우 연정훈이 각각 아우디 R8 LMS컵과 페라리 챌린지에 참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국제적 대회를 개최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관람석 빈 자리는 옥의 티다. 모터스포츠가 서서히 대중화되고 있다고 하나, 이 기간 관중 대다수는 일반 관람객이 아닌 관계자 및 취재진이었다. 아시안 르망시리즈가 아직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을 받는 까닭이다.


8월 인제, 시속 300Km 총알차의 현기증 연정훈

◆배우 연정훈의 페라리도 달렸다= 배우 연정훈(34)이 아닌, 카레이서 연정훈의 얼굴에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레이싱의 여운이 가득 남아있었다.


그는 지난 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페라리 챌린지 아시아퍼시픽 경기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레이싱은 내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기회만 된다면 계속 레이싱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정훈은 "연습량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비가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첫 날 경기 도중에 비가 와서 긴장을 많이 했다"며 "사고 등에 연연하지 않고 페이스를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파 쉘 클래스에 참가한 그는 3일 5위, 4일 1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첫 날 경기에는 아내인 배우 한가인이 응원을 와 눈길을 끌었다. 한가인이 직접 응원을 위해 서킷을 찾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정훈은 "경기 전 아내로부터 특별한 주의를 받은 것은 없다"며 "개인적으로 사고를 많이 내지 않는 편이고 무리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걸 아내가 잘 안다. 믿고 응원해준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내가) 경기 후에는 '잘했다'고 말해주더라"고도 덧붙였다. 연예인 레이서 중 라이벌을 묻는 질문에는 "김진표씨가 가장 잘 한다"고 말했다.


레이싱 중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는 '완주 후'와 '추월'때를 꼽았다. 연정훈은 "완주 후 박수를 받을 때, 내가 추월하려던 차를 결국 추월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이상하게 기분좋은, 짜릿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라리는 다음에 어떤 차를 만들지 기대되는 브랜드"라며 "운전을 했을 때와 레이싱으로 보여 졌을 때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서킷에서 타 브랜드의 차량도 많이 타봤는데 페라리의 458 챌린지카는 밸런스가 특히 좋다는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8월 인제, 시속 300Km 총알차의 현기증 궈푸청

◆홍콩배우 궈푸청의 아우디도 달렸다="레이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포츠정신이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만족한다."


중화권 톱스타 궈푸청(47)이 1년여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영화배우가 아닌 레이서 자격으로 방문했다.


궈푸청은 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아우디 R8 LMS컵 시리즈' 제 3차전 5라운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가벼운 사고가 있었지만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수 있었다"며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로와 아마추어선수 13명이 완주한 5라운드에서 전체 12위, 아마추어 2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4일 열린 6라운드에서는 전체 완주자 20명 중 10번째로 결승점을 통과해 아마추어 3위에 올랐다.


그는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며 "아우디 R8 LMS컵 시리즈는 저 같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 드라이버들 함께 (서킷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궈푸청은 "새로 출시되는 영화 준비 등으로 레이싱 연습시간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하반기에 열리는 말레이시아, 중국, 마카오 등의 경기에서 어떻게 하면 여러 트랙에 익숙하게, 더 빨리, 안전하게 달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좋은 순위를 받고 싶다 생각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레이싱과 관련된 영화 제작 및 출연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한다. 드라마,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겠지만, 내가 레이서역할을 맡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인제(강원)=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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