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5일 허태열 비서실장을 포함한 5명의 수석비서관을 교체하며 2기 청와대 비서진을 출범시켰다. 집권 초기 국정철학 공유와 청와대 시스템 정비 등 작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에, 실무형 인사로 2기 비서진을 구성해 민생현안 챙기기에 본격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임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정부와 국회에서 경험한 국정경험과 의정경험을 되살려 국민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차질 없이 구현되도록 성심성의껏 보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경상남도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사시 12회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연수원장,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등을 거친 후 15ㆍ16ㆍ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정현 전 정무수석의 홍보수석 임명으로 64일간 공석이던 정무수석 자리에는 외교공무원인 박준우 전 주 EU 벨기에 대사가 내정됐다. 박 내정자는 "30여년간 외무 공무원으로서 봉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홍경식 민정수석 내정자는 "공직을 떠난지 5년여만에 다시 맡게 돼 책임이 막중하다. 앞으로 민정수석 소관분야에서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보필하겠다"고 밝혔다.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내정자는 "그동안 논의된 많은 아이디어들이 좋은 결과가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내정자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노력과 열정을 다시 한 번 바쳐 국정철학이 잘 실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청와대 수석비서진 교체는 하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하반기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수석의 경우 문책성 인사로 비치기도 한다. 특히 집권 초반 인사파동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곽상도 민정수석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의 책임을 묻는 인사로도 보인다.
이로써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총 10명 중 절반인 5명이 집권 5개월여만에 교체됐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이정현 홍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 5명은 자리를 지켰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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