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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여름나기' 절박한 성남의 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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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여름나기' 절박한 성남의 묘안 성남일화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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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성남 일화의 '잔혹한 여름나기'가 재현되고 있다.

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대전시티즌과 홈경기다. 먼저 2골을 넣고도 뒷심부족에 2-2로 비겼다. 후반 초반 상대의 퇴장으로 얻은 수적 우세조차 소용없었다.


6월 26일 재개된 후반기 첫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대파한 뒤 거듭된 내리막 행보다. 최근 7경기 1승3무3패. 그 사이 5위까지 반등했던 순위는 9위(승점 27)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최근 부진은 혹독한 여름을 보냈던 지난 시즌과 비슷한 양상이다. 성남은 지난해 6월 9일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뒤 후반기 초반 7경기에서 1승2무4패에 그쳤다. 이후로도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다가 결국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본격적인 승강 시스템이 적용되는 올 시즌엔 선수단이 느끼는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위 그룹에서 목표의식을 잃고 표류하던 지난해 경험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힘겨운 여름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와 연이은 부상으로 선수단 곳곳에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설상가상 대전전 출전 명단엔 권찬수 골키퍼 코치가 교체 멤버로 이름을 올리는 웃지 못 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십자인대 파열로 나란히 시즌 아웃된 예비 수문장 정산과 양한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주전 골키퍼 전상욱마저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빠질 경우 꼼짝없이 권 코치가 그라운드에 나서야한다.


안익수 성남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 막판까지 골키퍼 영입을 타진했지만 타 팀에서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치열한 순위 경쟁 때문에 환경이 더욱 각박해진 것 같다"라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방법밖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 스플릿 라운드 돌입까지는 5경기만이 남았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성남은 상위 그룹 마지노선인 7위 자리를 놓고 7위 부산(승점31), 8위 제주(승점 29)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11일 안방에서 벌어지는 부산과의 맞대결은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다.


그간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했던 안 감독이 결전을 앞두고 꺼낸 묘안은 "급할수록 돌아간다"는 전략이다. 다소 역설적이지만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포석. 빡빡했던 훈련 스케줄을 조정하고 억압 대신 최대한 자율을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안 감독은 "성적이 좋을 때보다 팀 분위기가 훨씬 긍정적"이라며 "좀 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조바심까지 더해지면 더 이상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가 만든 침체기를 스스로 극복한단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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