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재(人災)'의 발단 '책임감리제'…이대로 괜찮나?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비리·부실시공·전문성 부족 해결 위해 1994년 도입
시공사와 감리업체 간 '입 맞추기' 여전
발주처 책임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권한 강화된 감리단 견제수단 마련 시급
자격박탈 등 처벌강화 속 유기적 협업 이뤄져야


'인재(人災)'의 발단 '책임감리제'…이대로 괜찮나? ▲ 지난달 15일 7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노량진 수몰사고 공사현장의 모습.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발주한 이 공사는 '책임감리제'가 적용돼 진행됐다. 당시 시공은 공동 도급계약을 맺은 '천호건설'과 '중흥건설', '신한건설'이 맡았고 책임감리는 '건화'에서 맡았다.
AD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최근 서울 노량진과 방화대교 공사현장에서 잇따라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책임감리제'를 꼽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리단장에 부여된 공사현장 관리ㆍ감독 권한이 시공사와의 '입 맞추기', '눈 감아주기' 등에 악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주처 책임회피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리의 책임과 권한은 대폭 강화된 반면 이를 견제할 대안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임감리제'는 지난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공사현장에서의 사고 방지 등 안전성 보장을 위해 처음 도입됐다. 민간영역의 감리업체 참여를 통해 관공서가 가진 전문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질적 병폐였던 발주처와 시공사 간 부적절한 유착을 막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기존의 감리제가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면 감리단장에 사실상의 현장 총괄권한을 부여해 '책임 있는' 감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행초기 50억원 이상 공사로 제한됐던 제도는 현재 200억원 이상의 모든 공사에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허술한 감리'를 개선한다는 취지는 일정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발주처와 시공사 간의 담합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는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무엇보다 감리단장에게 거의 모든 권한을 부여한 반면 그에 대한 견제와 감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감리업체에서 근무하는 홍모 씨는 "감리단장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 보니 시공사와 감리업체 간에 적당히 말을 맞추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감리업체도 공사가 중단되면 자신에게도 손해라는 생각에 심각한 결함이 아니면 눈 감아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책임감리제를 통해 이뤄진 공사의 경우 불분명한 책임소재로 발주처가 슬쩍 발을 빼는 수단으로 악용할 때도 적지 않다. 현행법상 발주처는 감리업체가 가진 총괄 권한을 침해할 수 없고, 단순지도만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노량진과 방화대교 사고 때에도 서울시는 책임감리제를 근거로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발주처가 감리업체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다며 제도 탓을 하기도 했다. 올해 현재 서울시가 발주해 책임감리제가 적용되고 있는 공사현장은 총 100여군데에 이른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공사와 감리업체에 대한 삼진아웃제, 자격박탈 등 처벌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공사 관계자들 간에 상호견제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관련 규정은 잘 갖춰져 있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큰 제도 중 하나가 바로 책임감리제로, 도입 후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 동안 제도를 가다듬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며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책임과 담합 등에 대해선 처벌강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환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책임감리제 도입 이후 설계기준 충족과 안전사고 방지 등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공사현장의 사고 책임이 시공사와 감리업체에만 있다고 할 수 없고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발주처와 설계사까지를 아우르는 공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