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두고서 국정조사를 의도적으로 파행시키려는 데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정조사 등 일정을 앞두고 지도부 및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간사가 국회를 비웠던 것이 민주당에게 장외투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31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장외투쟁 기자회견 직후 새누리당 윤상현 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계파에 휘둘리고 있다며 "한지붕 두가족이 아니라 두지붕 두가족이 되는 야당발 정계개편의 신호탄 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거리의 정치를 선언한 야당을 달래거나,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기 보다는 정계개편을 꺼내든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앞서 국정원 국정조사라는 현안을 앞두고 여당의 지도부가 공백을 빚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당대표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가 하는 것은 지도부 공백 사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의 대표가 중대 발표를 했다. 이쯤 되면 ‘격’이라도 맞춰야 하는데, 새누리당은 모두 자리를 비워 이 조차 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여당 지도부가 공백상환은 그동안 민주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김 대표는 "이런 위중한 상황에도 여름휴가를 운운하며 국정조사를 모면하려는 여당의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당대표는 폴란드에 행사 참석을 위해 나가 있으며,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역구 민생탐방에 나섰다. 국정원 국조특위 여당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 역시 증인·참고인 협상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달 30일 굳이 지역구에 내려가야 했는지에 대한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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