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證 '750억 적자' 해법 고심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가 본격적인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30일 오전 7시께 주 내정자는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투자증권 본사로 출근했다. 이틀째다.
차량에서 내려 걸음을 재촉하던 주 내정자에게 향후 경영계획에 대해 묻자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 정리가 되면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식 취임 전 외부와 접촉을 최소화해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 이 기간 동안 업무파악에 매진해 경영 구상을 마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의 시급한 과제는 리테일 부문 정상화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 부문 적자 규모는 75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손실(667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 내정자의 의중은 출근 첫날 리테일 부문 업무보고를 가장 먼저 챙긴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주 내정자가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임일수 대표의 조직슬림화 방안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선 전략기획통인 주 내정자 영입을 두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임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리테일 부문 정상화를 위해 본사 조직 슬림화를 포함한 성장성이 불투명한 점포 구조조정과 보상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 대표는 지난 5월 임원수를 줄이고 대 팀제를 실시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진행했다. 또 능력에 맞는 급여 및 보상체계를 위해 고정급을 줄이는 대신 성과급의 비율을 높일 방침이었다.
푸르덴셜투자증권과의 화학적 결합도 숙제다. 지난해 말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해 통합 한화투자증권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통합에 따른 시너지는 초기 단계 수준으로 종합 자산관리 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푸르덴셜과의 시너지 효과 발휘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24일 한화그룹은 비상경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주진형 J&C컴퍼니 대표를 내정했다. 임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지 약 한달 만이다.
주상돈 기자 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