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26일 금융협의회 참석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1% 증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회복한 것은 대외적인 요인이 컸다고 말했다. 또 국내 은행들이 미국의 양적완화나 출구전략 등 리스크 요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26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주요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서 김 총재는 "상반기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추경, 금리인하 효과 등도 있었지만 대외적인 요인이 컸다"며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금리 변동의 폭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일본의 엔저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았지만 6개월 동안 290억 달러라는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9분기 만에 1%대의 성장률을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하반기에도 계속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출구전략, 양적완화 등이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외적인 측면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가 언젠가는 일어날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몇 달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철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총재는 "은행장들의 입장에서는 금융규제나 시장의 안정, 리스크 문제 등이 중요할 것"이라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스칸디나비아 국가 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회복하는 데 기여한 사례 등을 교훈 삼아 가능성 있는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6월 중 크게 늘었던 가계대출이 7월 들어 취득세 감면 종료, 계절적 비수기 요인 등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관련 대출 동향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개별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은 물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생산성 제고, 수익원 다변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일부 은행장은 최근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이 있는 만큼 외화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은행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기술형창업기업대출 제도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고양과 고용창출 능력 확충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성취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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