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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만으론 못오를 가파른 '승진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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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어젠다' 시리즈⑤
[여일하세]성들이 기 좋은 상 만들자


女 근로자 비중 35% 중 임원 비율은 7~8% 불과
남성중심 조직문화 여전…여성리더 성장에 걸림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 대기업에 근무하는 최모차장(40ㆍ여)은 내년이면 부장승진 케이스다. 인사에서 물 먹지 않는다면 사내에 몇 안 되는 '여성 부장' 타이틀을 달게 된다. 결혼도 미루고 한 회사에 충성한 지 17년 만이다. 팀 동료들은 이미 그녀를 '최 부장'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웬걸. 믿었던 담당 임원은 최근 남자 부장을 외부에서 새로 뽑았다. 더욱이 같은 팀에 있는 여자후배 5명이 연달아 출산휴가를 가면서 "일이 배가 된다"고 투덜거리는 남자 직원의 하소연도 신경이 쓰인다. '나를 승진시킬 생각이 정말 있는 걸까.' 최 차장은 무언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 소위 '잘나가는' 여성 커리어우먼으로 연봉 2억원을 받으면서 외국계 홍보대행사에 다니고 있는 박모상무(41ㆍ여)는 요즘 "회사는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하라"는 시어머니의 등쌀에 고민이 깊다. 금쪽같은 외아들은 엄마가 '컴백 홈'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남편은 "알아서 하라"며 남 일보다 더 관심이 없다. 조금이라도 티를 내면 프로답지 못한 여성으로 낙인찍히는 조직문화 탓에 회사 동료에게 고충을 털어놓을 수도 없다. 속 편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여자 선배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최 상무는 혼자서만 끙끙 앓아야 하는 현실이 원망스럽다.

대학졸업 후 취업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여성은 최근 10년간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가는 길은 여성에게는 여전히 좁은 문이다. 조직 내 여성 비율은 과장, 차장, 부장 타이틀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다가 임원이 되면 아예 씨가 마른다. 여성이 사회로 진출하는 문은 넓어졌지만 이들이 중간관리자를 거쳐 임원까지 오르는 '승진 사다리'는 부실하다는 얘기다.


능력만으론 못오를 가파른 '승진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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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체와 50인 이상 공공기관이 고용노동부에 지난 3월 제출한 '직종ㆍ직급별 남녀근로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여성 근로자 비중은 35%인 반면 여성 관리자는 16%에 그쳤다. 여성 임원은 7~8%에 불과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심지어 총 1674개 사업체 중 66%(1115개소)는 임원급 여성이 아예 없었다.


우리나라의 여성임원 비중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지난해 10대 아시아 증권시장에 상장된 744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1%에 불과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유럽(17%)과 미국(15%)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8%), 일본(2%)보다도 낮았다.


능력만으론 못오를 가파른 '승진사다리'

꼴찌의 '멍에'를 안게 된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여성들은 남성중심의 조직문화를 가장 먼저 꼽는다. 잦은 회식과 경직된 위계질서가 여성 리더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에게만 짐 지워진 가사와 양육, 금방 나갈 것을 고려해 소위 '힘 있는 부서'에 기혼여성을 배치하지 않으려는 기업분위기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보기가 될 여성 멘토를 찾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고위직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는 남녀차별을 떠나 기업에도 득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임원비중이 클수록 다양성 경영이 가능해 기업 성과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 임원 한 명이 증가할수록 1% 이상 또는 4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더 창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임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ㆍAffirmative Action) 등과 같이 기업 자율에 맡기는 대책들을 내놨지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북유럽과 같이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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