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3000억 순매수
日선거후 양적완화탄력
자금 쏠림 가능성 커져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외국인 투자자가 23일 한국 증시에서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를 기록했다. 두 달여 만에 최대 규모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3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 5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7731억원어치를 내다팔았으나 11일부터 23일까지는 8351억원을 사들였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화된 11일부터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현대차였다. 외국인은 현대차를 1600억원 순매수했다. 다음으로는 삼성SDI, 기아차, 삼성전자 순으로 많이 사들여 자동차와 정보기술(IT)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외국인 매수 규모가 차츰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 주변 여건이 개선됐음에도 코스피가 제한적인 반등에 그친 것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수급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선·현물 외국인 수급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 지수의 방향성은 선·현물 외국인 수급이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선물 외국인의 물리적 환매수 압력 증가, 외국인 매수세 기대 가능한 환율(1120원 전후) 구간 진입, 변동성 지표의 하향 안정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수급이 전방위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은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때문이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함에 따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더 탄력을 받아 일본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계량적인 방법으로 분석해 보면 일본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닛케이는 6, 7월 조정국면에 진입한 후 8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양적완화로 인한 수급의 긍정효과와 이로 인한 기업의 가시적 성장이 가능한 일본의 자금 쏠림 현상은 한국시장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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