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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몸값 치솟는 증권사 '스타 영업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0초

중소형사, 억대 계약금 등 파격 조건에 영입 경쟁…
이직 막기위해 철통 보안작전 펴기도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A증권사 서울 강남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B차장은 지난해 월평균 100억원 이상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그가 유치한 금액으로 이 지점은 매달 5000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챙겼다. A증권사는 B차장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스카웃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언론은 물론 사보 인터뷰마저 거절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불황이 깊어질수록 에이스 영업맨들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이들을 모시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전을 펼치고 있다. 억대 계약금과 연봉, 성과급은 물론 호흡이 맞는 동료들까지 함께 이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의 인사담당자는 24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MBA를 거쳤거나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인력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라며 "때문에 거액을 들여서라도 스타 영업맨을 스카웃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황에 몸값 치솟는 증권사 '스타 영업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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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급 영업맨 내외부 노출 막아라" = 증권사 영업지점은 개인투자자와 가장 먼저 접하는 서비스 접점에 있다. 최근 홈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시스템(MTS) 등에 밀려 지점 수가 축소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스타급 영업맨을 통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에이스 영업맨들의 경우 재계약을 앞두고 이직을 막기 위한 내부단속에 나서고 있다"며 "정규 직원일 경우 회사 내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C과장도 3개월전 한 증권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고 파격적인 대우에 깜짝 놀랐다. 이직 조건으로 계약금 1억원과 기본금, 성과급 등을 제시받았다. 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이직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지금도 대우가 나쁘지 않은 편인데다 새로운 곳에 가서 지금처럼 영업을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적 못 채우면 "알아서 나가시오 "= 스타급 영업맨과 달리 대다수 영업전선에 있는 증권맨들은 하루하루가 팍팍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증권사별ㆍ직급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월 10억~20억원 정도의 기본 약정을 올려야 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약정은 더 올라간다.


예컨대 D증권사 김모 차장의 월 목표액이 15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가 0.5%의 주식매매 수수료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월 30억원의 약정을 유치해야 한다. 선취수수료 1%의 주식형 펀드를 판매해 이런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15억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영업맨들은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고 팔아 실적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차명으로 주식 계좌를 열어 매매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약정도 끌어올리고 수익까지 챙기겠다는 속셈이지만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빚만 떠안게 될 뿐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실적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영업맨들을 본사로 불러들여 실적 부진사유와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게 한다. 이후에도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기본금을 깎기도 한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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