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KT가 프랑스 제2의 대도시권인 리옹(Lyon)시의 스마트도시 개발계획에 참여한다. 총 사업규모 1조5000억원 가량인 철도역 재개발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KT의 선진국 시장 진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주한프랑스대사관과 KT에 따르면 제라드 콜롱 리옹시장이 이끄는 방문단은 이날 KT 광화문사옥을 방문해 김홍진 KT 글로벌&엔터프라이즈(G&E) 부문 사장과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옹시는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도심지 파르디유지구 철도역 주변지역을 오는 2024년까지 종합 상업·업무지구로 재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리옹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핵심 개발사업이다. KT는 스마트그리드와 네트워크, 모바일커머스 등의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개 프랑스·한국 기업이 참여하며, 미국과 독일 사업자도 참여할 것이라고 리옹시는 밝혔다.
리옹시는 프랑스 동부지역의 중심도시로 기원전 43년 로마의 식민도시로 만들어진 이래 20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도시다.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의 ‘올림피크 리옹’구단의 연고지로도 유명하다. 리옹시 당국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유럽지역의 선도도시 자리를 굳히는 한편,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을 이용해 유럽지역의 철도·항공운송망의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장기개발 목표를 세웠다.
파르디유역과 인근 지역은 일일 유동인구 50만명에 상주직원 약 4만명이 근무하는 프랑스의 주요 도심지다. 브뤼셀(벨기에), 프랑크푸르트(독일), 런던(영국) 등 유럽 주요도시와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돼 있다. 역 방문자는 연간 2900만명이며 인근 상업지구까지 포함하면 3300만 명의 방문객 수를 자랑한다.
콜롱 시장은 KT와의 협력에 대해 “단순히 그룹과 도시간 협력이 아닌 다양한 주제의식 아래 추진되는 종합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옹시의 목표는 고색창연한 도시에서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KT와의 협력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동석 KT G&E 부문 상무는 “파르디유 철도역 리노베이션 사업은 리옹시가 추진하는 대도시권 전략의 첫 번째 주요 프로젝트로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단순한 역사 현대화가 아니라 주변 도심공간과 환경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이며, KT는 지금까지 쌓아 온 ICT기술과 역량을 이용해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향상시키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이번 사업 참여는 향후 유럽지역의 주요 대도시 스마트인프라 구축사업에 진출 기회를 넓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 KT 글로벌사업본부 프로젝트매니저는 “유럽에는 리옹시의 파르디유역 말고도 오래된 역사가 많다”면서 “이번 사업은 유럽지역의 다른 인프라 개발사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기에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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