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바로 오늘밤(한국시간)이다.
올해로 142번째, 지구촌 골프계 '最古의 메이저' 디오픈(총상금 525만 달러)이 드디어 스코틀랜드 뮤어필드(파71ㆍ7192야드)에서 대장정에 돌입한다. 뮤어필드는 특히 귀족들이 '에든버러골퍼들의 명예로운 모임'이라는 동아리를 결성해 골프를 친 1744년 개장해 무려 269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의 코스는 1891년 완성됐다. 이듬해인 1892년 처음 디오픈을 개최한 이래 가장 최근인 2002년까지 15차례 대회가 열렸다. 파71에 전장은 7192야드다. 전반 9개 홀이 파36, 후반 9개 홀은 파5홀이 17번홀 한 곳밖에 없어 파35로 구성됐다. 주최 측은 대회를 앞두고 "6개 홀의 티박스 위치를 조정해 11년 전인 2002년 대회 당시 보다는 158야드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린 주위에는 물론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 특유의 포트벙커를 더 배치해 난이도를 높였다. 거구의 어니 엘스(남아공)가 들어가도 머리가 안보일 정도다. 이 때문에 우승의 관건은 당연히 정교한 플레이다.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 특유의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는 해풍 속에서도 반드시 페어웨이를 지켜야만 그린을 도모할 수 있다. 페어웨이 좌우측으로는 길고 억센 러프가 탈출마저 어렵다.
페어웨이 곳곳에, 또 그린 주위에도 어김없이 턱이 높은 포트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 18번홀(파4ㆍ470야드)이 파를 지키기도 쉽지 않은 '승부홀'이다.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코스를 돌아본 뒤 "페어웨이가 딱딱해 티 샷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린까지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우즈에게는 11년 전인 2002년 뮤어필드에서 열린 131번째 대회 3라운드에서 81타를 쳤던 악몽도 있다. 그것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거푸 제패하고 2라운드까지 선두권에서 '그랜드슬램'을 향해 진군하던 시점이었다. 우즈가 지난달 US오픈 첫날 러프에서 샷을 하다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자 아예 투어를 떠나 치료와 재활, 연습에 매진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까닭이다.
뮤어필드에서 열린 역대 디오픈 최고 성적은 1980년 톰 왓슨(미국)의 13언더파 271타다. 하이라이트는 '스윙머신' 닉 팔도(잉글랜드)의 1987년 역전우승이다. 최종 4라운드 18개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는 진기록으로 보기 2개를 범한 폴 에이징어(미국)를 1타 차로 따돌렸다. 팔도가 이를 기점으로 마스터스에서 3승, 디오픈에서 6승이나 일궈냈다는 점도 재미있다.
뮤어필드가 '여성과 개는 출입금지'라는 팻말까지 설치해 여성골퍼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도 장외화제다. 무어필드와 함께 남성 회원만 받아들이는 보수적인 전통을 이어가던 마스터스의 개최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지난해 여성회원의 입회를 허용해 더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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