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레저株 사들이는 연기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들어 국내증시에서 연기금의 매수 강도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반기기준 사상최대 규모인 9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 연기금의 적극적인 증시 투자도 예상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이 포함된 연기금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152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는 지난 4월4일(1605억원) 이후 3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연기금은 지난 상반기 부진한 장세에서도 강도는 약했지만 줄곧 '사자' 기조를 이어가며 총 4조40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375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 2위에는 LG화학(964억원)과 SK이노베이션(502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가격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로 444억원어치를 사들여 3위에 랭크됐다.
연기금이 집중 매수한 업종들 가운데 엔터·레저주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호텔 재오픈과 면세점 확장 모멘텀 등을 안고 전날 장 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호텔신라를 비롯해 모바일게임 '모두의 마블' 흥행 효과를 누리고 있는 CJ E&M, '레저세' 과세 이슈에 따른 카지노주의 동반 급락으로 저가 매력이 부각된 강원랜드, GKL 등이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이 종목들을 각각 266억원, 162억원, 118억원, 11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외에 우리금융(267억원), KB금융(247억원), 신한지주(198억원) 등 금융주와 이마트(191억원), 신세계(186억원) 등 백화점·마트주도 동반 매수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하반기에도 시장 안정판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과 같이 외국인·투신 등 주요 수급주체들의 매매기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연기금의 매수강도 확대가 시장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5월30일에서 6월25일까지 코스피 조정기간 중 연기금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365억원이었고, 지난달 26일 코스피의 반등이 시작된 이후에도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다"며 "2005년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에서 월평균 7006억원 규모의 최대 순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수준은 연기금이 매수 기조를 이어가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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