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계적인 경기약세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도 지난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하락세를 보이다 2010년 잠시 반등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락세를 유지했다. 대신 지원 기업수는 더 늘었고, 국악과 전통예술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르들의 지원이 소폭 늘었다. 문화재단 부문과 기업부문에서 지원을 가장 많이 한 기업은 각각 삼성문화재단, 현대중공업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매출액 및 자산총계 기준 상위 500대 기업과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문화예술분야의 지원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대상기업은 총 654개사로 이들 기업들의 문화예술지원액은 지난 2011년에 비해 1.5% 감소한 1602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기업 직접 지원금은 1,545억1400만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건부 기부금운 57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원 건수도 1608건에서 1357건으로 줄어 15.5% 하락했다. 그러나 지원 기업수는 지난해 509개사에서 566개사로 11.2% 많아졌다.
분야별로는 문화 관련 시설 운영 및 지원 등 인프라 분야 지원금이 전년대비 10.6% 증가해 856억7900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GS칼텍스재단이 지은 대형 공연 시설 '예울마루' 등 대규모 신규 인프라 지원 실적이 집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어 전년대비 19.4% 늘어난 문화예술교육 분야가 234억7000만원이었고 서양음악 분야 150억9300만원, 미술전시 분야 81억600만원 순이었다. 한데 이 두 분야는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대비 각각 29.4%, 23.4%씩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지원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통예술분야는 36.3%, 문학이 21.4%, 국악이 10.2% 전년대비 상승했다. 유형무형문화재 지원, 지역 대표 전통 축제 지원 등이 신설됐고, 창작기금 운영, 기업 주최의 문학상 운영 등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르들은 여전히 지원규모가 20억~4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기업별로 지원을 가장 많이 한 곳은 재단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 기업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기업 출연 문화재단의 지원 총액은 649억7800만원으로 총 지원액의 40.6%를 차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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