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파문과 관련해 범유럽연합(EU) 차원에서 자료를 보호하는 엄격한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거대업체에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공영TV ARD와 인터뷰에서 유럽사생활보호협정을 논의할 때 독일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업체가 누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알려달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은 이 문제에선 "대단히 단호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은 페이스북의 유럽 지사가 아일랜드에 사업 등록을 했기 때문에 아일랜드 법규의 적용을 받는다며 "그 때문에 우린 단일화된 유럽식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10일 국가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활동과 통신 감청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두둔하면서 미국과 독일 간 수십 년에 걸친 안보 동반자 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 사회민주당의 페어 슈타인브뤽 당수는 지난 주말 메르켈 총리가 미국 정보기관으로 하여금 독일 국민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 사이트 검색을 감시하게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임선서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메르켈은 ARD에 안보와 자유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무엇이 합리적일까. 우린 함께 테러행위에 맞서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개인정보의 보호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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