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전자가 내년부터 환경,안전 협력업체 직원 4000여명에게 성과급(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삼성이 본사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를 통틀어서도 삼성이 유일하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반도체사업부는 10일 기흥사업장으로 가스 화학물질 공급, 환경 안전설비 건설사 등 35개 협력사 대표들을 한데 모아 환경 안전 성과급 지급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기흥 화성사업장 에 상주해 있는 35개 환경 안전 업체 직원 4000여명에게 1인당 최대 5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협력사 업무 평가 여부에 따라 A등급을 받은 직원은 1인당 500만원, B와C 등급을 받은 직원에게는 1인당 각각 300만원,15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개인이 모두 A등급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총 200억원의 성과급을 쏘는 셈인데 이는 락앤락 등 웬만한 중소기업의 한 분기 영업이익에 해당한다.
개인 이외에 법인(대표이사)에도 성과급이 지급되며 성과급 규모는 개인 보다 3배 많 다. 이에 따라 A등급을 받은 협력사는 1500만원을,B와C 등급을 받은 협력사는 각각 3 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는다. 성과급 지급 시기는 삼성 임직원들의 초과이익분배금(PS) 수령 시점과 비슷한 매년 초로 계획돼 있다.
삼성전자가 돌연 성과급 카드를 꺼내든 것은 사업장 안전 강화에는 무엇보다 현장에 상주하는 담당 직원들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두 차례의 불산누출 사고로 골머리를 앓은 삼성은 화학 사고를 낸 업체에 매출액 대비 최대 5%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안전 관리에 보다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성과급을 지급함과 동시에 협력업체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퇴출이 라는 카드도 함께 제시했다. 위험 물질을 다루는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해 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단 협력업체들은 삼성전자의 통큰 결단을 반기고 있다. 중소기업의 4년 대졸 신입 사원 평균 연봉은 약2330만원(잡코리아, 2012년 12월 기준)인 점을 감안할때 500만원의 성과급은 한 해 연봉의 약2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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