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
"재능기부 특강형 프로그램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 모색"
호남대학교(총장 서강석) 교수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광주지역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적응을 지원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호남대학교 김기명(식품영양학과), 김영균(조리과학과), 유재연(언어치료학과), 양은주(식품영양학과), 장종성(물리치료학과), 박상령(중국어학과), 이문영(작업치료학과), 윤영(한국어학과) 교수 등 8명은 광주광역시 광산구수화통역센터의 요청으로 지난 4월부터 송정권노인복지관 동백실에서 청각장애인 대상 특강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전공분야의 지식을 전달해 주고 있어 지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들이 광산구수화통역센터와 인연을 맺기 시작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이다. 센터 측에서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농아인들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김기명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 소식을 접한 김 교수는 평소 친분이 있는 동료교수들에게 지원을 요청해 8개 학과의 교수들과 재능기부 특강을 시작했다.
한 달에 두 번씩 30여명의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호남대 교수들의 재능기부 특강은 7월 24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강의 주제는 농아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지식에 대한 것으로 건강식품, 커피, 언어재활, 식품영양, 물리치료, 중국역사, 반려동물과 재활치료, 우리나라의 시 등 8가지 분야별로 선정했다.
첫 특강은 지난 4월 10일 김기명 교수의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고르는 방법’으로 시작됐다. 청각장애인들은 건강식품 인증마크 확인하는 방법과 올바른 건강식품 구별법을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건강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웠다. 이어 조리과학과 김영균 교수는 ‘커피강의’(4월 24일)를 통해 커피 원산지 및 커피 맛의 중요성,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의 차이점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청강생들은 평소 맛으로만 접하던 커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치료학과 유재연 교수는 지난 5월 8일 ‘청각장애인의 언어재활’이라는 주제로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언어장애 때 필요한 재활치료에 대한 강의를 펼쳐 청강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식품영양학과 양은주 교수는 ‘어떤 식품을 고를까요?’(5월 22일)를 주제로 영양균형 맞추는 방법,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음식을 설명하고 피해야 할 음식 등을 알려주었다. 물리치료학과 장종성 교수는 ‘생활 속의 물리치료’(6월 12일)를, 중국어학과 박상령 교수는 ‘중국역사’(6월 26일)를 쉽게 풀어서 소개하는 강의로 청강생들의 교양적 지식을 넓혔다.
작업치료학과 이문영 교수는 7월 10일 오후 3시 ‘반려동물의 특성’을 주제로 장애인 대체의학 요법인 동물매개치료와 반려동물을 이용한 재활방법 및 재활승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한국어학과 윤영 교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시’를 주제로 오는 7월 24일 청각 장애인에게 문화적 지식과 감성을 함양하는 특강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특강에서 청강생들은 분야별 전문가인 대학교수들과의 대면을 통해 진지한 질문으로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교수진은 그러한 청강생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알기 쉬운 양질의 특강으로 보답했다.
청각장애인들의 수화통역을 담당한 김창호(40)씨는 “대중 매체에 접근하기 어려운 농아인들이 새로운 지식을 접하다 보니 반응이 매우 좋다”며 “특강이 지역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성 함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재능기부 특강에서 교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식품영양학과 김기명 교수는 “청각장애인들의 호응이 좋아 하반기에도 타 지역 수화통역센터와 연계해 새로운 내용으로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특강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재능기부 특강형 프로그램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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