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등 금융시장 정보 제공하며 성장…올해 매출 10억달러 넘을 전망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금융시장 정보 제공업체 마킷(Markit)이 ‘제2의 블룸버그’로 부상할까.
금융시장 뒤에서 묵묵히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마킷이 부쩍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신용부도스왑(CDS) 시장에서 담합했다는 이유로 골드만삭스·JP모건 체이스·USB 등 13개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함께 마킷을 징계 대상에 올렸다.
마킷은 앞서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지분 투자 계획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5억달러를 들여 마킷의 지분을 사들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테마섹은 리스크를 관리하려면 금융시장 정보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마킷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고 알려졌다.
마킷은 신생업체이면서도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급성장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마킷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3000여 임직원이 올해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킷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도 돌고 있다.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킷은 구매관리자지수(PMI)와 CDS 같은 지표를 집계해 제공하는, 금융시장의 후선에서 활동하는 업체다. 이런 측면에서 이 회사의 임직원들은 자신들이 ‘정장을 입은 배관공(Plumbers in suits)’이라고 설명한다. 최근호 이코노미스트(7월 6일자)는 같은 제목의 기사로 마킷을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을 창업한 마이클 블룸버그처럼 마킷의 창업자 랜스 우글라도 채권 트레이더였다. 캐나다 출신 우글라는 2001년에 마킷을 설립했다.
우글라는 금융시장에 불투명한 부분이 있고 이로 인해 은행이 복잡한 금융상품에 가격을 매기는 일에 곤란을 겪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거래 당사자들만 아는 가격 정보를 모아서 금융시장 전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첫 대상이 CDS였고, 마킷은 2003년부터 CDS 정보를 서비스했다.
매달 나오는 PMI지수도 마킷이 집계해 제공한다. 마킷의 PMI 지수는 30여국에서 조사된다. 미국에서는 공급관리자협회(ISM)가 PMI 지수를 내놓는다. 한국에서는 HSBC가 조사해 발표한다.
마킷의 지분은 임직원이 30%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골드만삭스·JP모건 체이스·USB 등 투자은행들에 분산돼 있다. 마킷은 어느 한 개인이나 기관이 15% 이상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복잡해지고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후선업무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은행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비핵심업무를 아웃소싱하거나 공동으로 수행하도록 돕는다는 게 마킷이 현재 공을 들이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성과를 거둘 경우 마킷은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우글라는 기대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