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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포르투갈 경제의 역설…콜센터업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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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낮고 다언어 구사 인력 많아…‘유럽의 콜센터’로 각광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포르투갈 경제가 추락하고 있지만 한 군데 밝은 곳이 있다. 아웃소싱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콜센터 사업이 활발하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8일(현지시간) 글로벌 회사들이 포르투갈을 콜센터 기지로 활용하면서 이 분야에서 수천 명의 일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경제는 지난해 3% 넘게 위축됐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재정긴축 정책을 둘러싸고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콜센터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콜센터 업체 중 한 곳인 텔레퍼포먼스 포르투갈은 지난해에 비해 사업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

유럽 회사들이 포르투갈에 콜센터를 두는 것은 우선 포르투갈의 임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자는 평균 초임으로 월 775달러를 받는다. 포르투갈 실업률은 18%에 육박하지만 젊은층 실업률은 무려 42%에 이른다.


또 포르투갈에는 여러 유럽 언어에 능통한 인력이 많다. 리스본의 한 콜센터 앞 휴식시간이면 10여개 언어로 대화가 오간다. 포르투갈어와 프랑스어가 섞인 대화, 포르투갈어 절반 독일어 절반, 혹은 포르투갈어와 영어가 섞인 대화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일자리를 찾으러 대거 해외로 떠났고, 해외에서 태어난 2세들은 포르투갈어와 현지어를 할 수 있게 됐다.


유럽 업체들이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나 필리핀보다 가까운 곳을 콜 센터 입지로 선호하는 경향도 포르투갈이 관심을 받는 데 한몫했다.


이밖에 포르투갈과 불가리아, 아일랜드, 폴란드 등의 콜센터 직원들은 유럽 업체들의 고객과 통화하는 데 있어서 시차가 거의 없다.


찬밥 더운밥을 가릴 상황이 아니지만, 포르투갈 경제를 놓고 볼 때 콜센터가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스본 대학의 페드로 레인스 교수는 “미래가 밝지 않은 저임금 경제가 아니라 당장은 변변치 않더라도 성장하고 임금이 올라가는 경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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