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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추락사고] 사고기 승객들 "탈출 당시 이미 불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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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시 평소보다 고도가 낮았으며 착륙안내, 비상탈출 방송 두 번 있었다"

"비상 탈출시 이미 불이 붙은 것을 확인했다."
"착륙한다는 방송이 있었다."
"기달려 달라는 방송 후 비상 탈출이 시작됐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 7일 새벽(한국시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OZ214편 사고 당시 탑승객들 중에는 비상탈출 시부터 이미 화재를 발견한 승객도 있었다.


이어 승객들은 착륙하겠다는 안내방송과 비상탈출을 위해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 두 개 방송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오후 3시50분께 아시아나항공 지상충돌 사고시 OZ214편에 타고 있던 승객 11명이 인천국제공항에 닿았다. 생사의 기로에 섰었던 이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항공기에서 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인천공항공사, 공항경찰대 등 공항 관련 기관 50여명이 탑승교에서 이들을 맞았다. 탑승교 밑에서는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 두 대가 응급 상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아이와 미국여행을 떠났던 한 어머니는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자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대부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듯 질문을 던질 때마다 '미안하다'며 답변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당시 3명의 가족은 항공기 중간쯤 앉았다. 10시간여 비행이 끝나고 착륙한다는 일반방송이 들렸다. 이후 아비규환이 펼쳐졌고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어 문이 열리고 비상탈출이 시작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옆에 탄 작은 딸(10세 정도)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손에 쥔 곰 인형과 빠르게 걷는 걸음에서,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황모(29,女)씨와 이모(31,男)씨 부부는 당시 상황을 더욱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코노미 앞좌석에 앉은 이들은 처음으로 사고 항공기를 탈출했다. 기내에는 이미 연기가 가득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남자 승무원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이들은 "매년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이번에는 착륙시 고도가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륙 전 '덜커덩'소리가 나고 이상했으며 착륙시 한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 있어서 튕겨나가지 않았다"며 "안전벨트를 풀고 있다가 튕겨 나간 사람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결혼 1년차 부부인 최모씨 부부는 7박9일 여행을 떠났다 봉변을 당했다. 이들은 탈출 당시 엔진 근처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착륙 4~5초 전에 속도 붙는 느낌을 받았다"며 "충격은 두 번이 있었으며 마지막 충격에 불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앞쪽 엔진 인근 창문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승객 중에는 휠체어를 통해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바로 이동한 승객도 있었다. 한 명은 휠체어에서 내려 걸어서 앰뷸런스로 이동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침대에 실려 앰블런스로 옮겨졌다. 침대를 이용해 앰뷸런스로 옮겨진 탑승객은 "목이랑 등이 아프다. 힘들다"고 말한 뒤 침묵했다.


20대 딸과 함께 미국 여행을 떠났던 한 어머니는 타월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뷰를 거부했다. 충격이 너무 심해 화장실에 들어가 호흡을 가다듬기도 했다. 이들은 동행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에게 "우리는 많이 다치지 않았으니 다른 사람을 돌봐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저녁 8시20분께에는 중국인 피해가족 18명이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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