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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이 부장이 늘 빙그레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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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좀처럼 찡그리지 않는 이 부장.


마감시간이 코앞인데 주문한 기사는 감감무소식이고, 그나마 뒤늦게 올라온 기사도 앞뒤가 뒤엉켜 부장이 일일이 다시 써야 할 지경이어도 짜증 내는 법이 없다.

"거참, 오늘 왜 이러지. 이래서 신문 제시간에 나오겠나." 혼잣말 한번 슬쩍 내지른 뒤 기사 손질에 몰입하는 이 부장.


늘 웃는 얼굴로 긴장과 스트레스를 견뎌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풀리지 않는 편집국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이 부장의 책상을 지나치다 묘한 물건과 마주쳤다. 우락부락한 그의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주 앙증맞은 탁상용 거울이 그의 책상 한구석에 놓여 있는 것이었다.


"이 부장, 이 거울은 뭐야? 어울리지 않게…." 강렬한 호기심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때마침 그는 자리에 없었다. 후배 여기자 물건이 어쩌다 착오를 일으켜 그 자리에 올라갔겠지 여기고 지나쳤다.


그리고 곧 그 일은 내 뇌리에서 사라졌는데, 지난주 저녁 술자리에서 한 친구로부터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됐고 마침내 편집국의 최대 미스터리와 그 거울의 비밀이 동시에 풀려 버린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 뭔지 알아? 그래, 물론 기자도 만만치 않지. 그렇지만 믿을 만한 통계에 따르면 민원센터에서 하루 온종일 자리에 앉아 고객 전화를 받아야 하는 여직원들이 가장 힘들다는 거야. 생각해 봐. 별의별 전화가 다 걸려 오지 않겠어. 그런데도 그 여직원들이 상냥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방법이 뭔지 알아. 바로 전화기 앞에 거울을 하나씩 놔둔다는 거야.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전화를 받는다는 거지. 아무리 화가 나도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얼굴을 찡그릴 수가 없다고 하더군."
 
<치우(恥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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