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이게 꿈이 아니길 바란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ㆍKB금융그룹)의 우승 소감 첫 마디다.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시보낵골프장에서 끝난 68번째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을 제패한 박인비는 "내일 아침 잠을 깨서 다시 최종 4라운드를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이 트로피에 내 이름을 두 번씩이나 새겨 넣게 돼 기쁘다"며 입을 열었다.
2위 김인경(25)을 4타 차로 따돌렸지만 2오버파를 치는 어려운 경기였다. 박인비 역시 "매우 힘든 날이었다"며 "코스가 어렵게 세팅돼 평정심을 찾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고 했다. 초반 6, 7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했을 때를 떠올리며 "정말 실망했지만 남은 홀이 많아 집중하려고 했고, 다행히 (2위에서 추격하던) 김인경도 보기를 했다"며 웃었다.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에 대해 "역사의 한 부분을 장식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는 박인비는 "(3연승이) 너무 빨리 와서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며 "지금은 이 순간을 여유있게 즐기고 싶다"고 했다. 오는 8월1일 개막하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 '그랜드슬램'으로 직결되는 상황을 의식한 듯 "그랜드슬램은 매우 엄청난 기록"이라며 "아마도 이런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절호의 기회"라며 기대치도 부풀렸다.
"오늘 아침에 엄마가 직접 끓여준 감잣국 덕분에 우승했다"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어젯밤부터 약간 긴장이 됐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편안했다"는 박인비는 "지난 2개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했던 경험이 오늘 경기에서 평소 리듬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박인비는 특히 '침묵의 암살자(Silent Assassin)'라는 애칭이 붙을만큼 강한 멘털로 유명하다. "매주 심리 코치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박인비는 "청야니나 아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등도 수많은 압박감을 받아왔을 것"이라며 "나 스스로도 경험을 쌓아가면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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