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1,2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이 '세계 최강국'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이 아무리 경제성장 규모가 미국을 앞지른다 하더라도 미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탈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20세기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로 부상한 미국이 21세기에 그 지위를 중국에 내줄 것이라는 세간의 걱정은 '기우(杞憂)'"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으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 규모를 갖게 될 수는 있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에 수 십년 뒤쳐질 것"이라면서 "진짜 세계 최대 경제 강국인지를 판단하려면 경제규모 보다는 1인당 국민소득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미국이 가진 엄청난 에너지 자원은 중국 보다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덜 타격을 받게 한다"면서 "미국의 군사력과 소프트파워, 개방과 혁신을 강조하는 문화 등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없게 하는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빠른 성장은 권력 측면에서 미국에 바짝 다가갈 수는 있지만,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지적했듯이 이것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 자리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이 재정적자, 교육, 정치 갈등 등의 내부적인 문제를 갖고 있지만 이것을 일부에 불과하고, 전체를 봤을 때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부정적인 요소 보다 많아 미국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는게 나이 교수의 견해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 수 십년간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질 적인 발전'을 지적하며 중국도 양적인 발전만으로 성장 '영웅'이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전국조직공작회의에서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통계만 놓고 경제에 대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 "경제 성과를 판단할 때에는 민생, 사회발전, 환경 등에 대한 평가가 우선시 되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에도 "단기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질적인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이와 같은 발언은 중국이 경제정책 초점을 연평균 10%대의 고성장 유지가 아니라 7%대의 중속(中速) 성장을 용인하면서 경제구조를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확대 쪽으로 전환하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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