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전 베이징 소재 칭화대(淸華大)를 방문,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이란 제목의 연설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신뢰에 기반한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국민의 신뢰인데,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다"며 "국민들간의 신뢰와 지도자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한중관계는)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강물은 하나의 바다에서 만난다"며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이 함께 한다면 새로운 동북아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약 20여분간 진행됐으며 내외 귀빈과 학생 400여명이 참석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칭화대에는 한국인 약 1400명이 유학하고 있는 베이징의 명문 대학교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이 수년천간 문물과 사상을 교류해온 친근한 관계임을 강조하며 "한중관계가 이제 더욱 성숙하고 내실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틀전 제가 시 주석과 함께 채택한 '한중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런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이라며 양국 FTA 협상의 조기 체결, 기후변화와 환경 등 글로벌 어젠다 협력 등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은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북한이란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동북아 지역이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란 확신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풍부한 노동력과 세계 최고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해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지구촌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며 여러분들의 삶에도 보다 역동적이고 많은 성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문 중간중간 중국 고전에 나오는 문구들을 인용하며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글귀를 인용하며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면서 제가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 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바르고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고난을 벗 삼고 진실을 등대삼아 나아간다면 결국 절망도 나를 단련시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연설 앞부분 인사 및 격려 발언 5분 정도를 중국어로 했다. 또 양국 젊은이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는 마무리 문장도 중국어로 했다. 연설 나머지 부분은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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