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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루피화 가치 추락 막을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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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축소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달러당 60루피 선 넘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4일부터 지난 일주일간 아시아 각국의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채권매입을 통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게 시발점이 됐고 여기에 중국 등지의 부진한 지표도 통화가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인도의 루피아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양적완화 요인외에 인도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가 통화가치 추락을 이끌었다.


통화가치 하락이 치명타인 이유는 달러 표시 수출상품 가격을 낮춰 수출을 늘려 일부 수출업체만 돈방석에 안게 하는 효과를 낳기도 하지만 수입물품 가격을 높여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결국에는 국내 소비자 물가를 치솟게 해 온 국민과 나라가 가만히 앉아서 자산손실을 감수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앙은행이 나서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 루피 하락저지에 나선데 이어 외국인 투자규제를 완화해 달러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얼마나 약효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도의 루피는 지난 26일 달러당 60.765루피로 심리적 마지노선을 돌파하는 등 수직낙하하는 모습을 보였다.이는 미국이 한달에 850억 달러어치씩 사들이는 채권매입을 규모를 줄일 경우 돈이 빠져나가 경상수지 적자가 악화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었다.


글로벌 펀드들은 이달 중 인도 루피채권 보유량을 53억 달러어치나 줄이면서 루피 가치하락을 촉진했다.



루피는 6월에만 5.6% 평가절하돼 블룸버그통신이 추적하는 세계 78 통화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3~6월 2분기 중에는 9.4%나 가치가 떨어졌다. 분기 기준으로는 1992년 이후 21년 사이에 가장 크다.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외에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도 루피 급락을 부추겼다. 인도의 경상수지는 줄었다고는 하나 1~3월 1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3.6%를 기록했다.지난해 4분기(9~12월)의 GDP 6.7%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3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4.8%(878억 달러)로 전년 4.2%(782억 달러)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850억 달러의 자본유입이 있었지만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올해도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부장관은 “내년 3월 말까지인 회계연도 경상수지 적자는 75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뭄바이의 바클레이스 은행 싯다르타 사니알이 이끄는 분석팀은 2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몇 분기동안 경상수지 적자가 소폭 개선되겠지만 그것을 메우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루피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현재 패전이 뻔해 보이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인도준비은행(RBI)는 지난 2주 동안 루피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달러를 시중에 파는 동시에 외국은행들에게 루피를 포함하는 옵션 포지션을 점검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환보유고가 14일 현재 2907억 달러에 불과해 달러를 무한 공급하는 데 제약이 있어 ‘읍소’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고였던 321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RBI는 옵션거래를 줄이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다. RBI는 대신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루피화 변동에 대해 고객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하려는 글로벌 펀드들은 자기들 계좌 보유자들로부터 그런 의향을 밝히는 ‘분명한 지시’(clear mandate)d을 내놓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RBI는 국내 시중은행에는 경고메시지를 날렸다. RBI는 통화위험 헤지를 모색하는 외국 펀드를 대리하는 인도 국내은행들은 이들 투자자들이 인도의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검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RBI가 파생상품 시장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로서 인도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냥 서서히 루피가 하락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상책인 것 같다. 노무라 증권의 뭄바이 주재 이코노미스트인 소날 바르마와 아만 모훈타는 27일 조사보고서에서 “ 강력한 시장개입을 불가능하는 제한된 외환보유고와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암울한 성장전망을 감안한다면 RBI는 루피가 차차 조정되도록 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코노미스트들 생각과 비슷한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RBI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냉각과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자본흐름의 안정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역외선물환(NDF) 은 8.9% 하락한 달러당 60.94루피로 내려앉았다. NDF는 일정 시기,정한 값으로 사고 파는 계약인 만큼 이것이 60루피를 훌쩍 넘었다는 것은 루피 가치는 더 떨어진다고 볼 만한 이유가 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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