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월화극 왕좌를 지켜온 MBC ‘구가의서’가 24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는 반전 해피엔딩이 눈길을 모았다. 약 3개월간 ‘구가의서’가 남긴 것들을 되짚어 보자.
지난 25일 방송한 ‘구가의서’ 최종회에서는 신수의 삶을 더 살겠다고 무형도관을 떠난 최강치(이승기 분)가 422년 후 2013년 서울에서 담여울(수지 분)과 재회하는 모습이 담겨지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제작진은 꼭 만나야하는 운명이라면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기적처럼 만나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강은경 작가는 ‘반인반수’ 최강치라는 신선한 발상으로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던, 독창적인 스토리 전개를 이끌어냈다. 반전의 연속은 매 회마다 긴박감을 더했고,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순신이라는 역사적인 영웅을 등장시켜 스토리 라인에 진정성을 부여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렇다고 훌륭한 작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우철PD 역시 정통 사극에서는 볼 수 없던 세련된 비주얼을 기본으로 환상적인 영상미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은 반인반수라는 상상속의 이야기를 더욱 극대화시키며 몰입을 도왔다는 평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와 수지는 연기력을 완전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퓨전 사극이라는 낯선 장르에 가수 출신의 연기자가 투입되면서 많은 우려도 낳았지만 이들은 모든 걱정을 불식시켰다.
이승기는 최강치 역을 통해 거침없는 카리스마, 풍부한 감정 연기, 능수능란한 액션연기를 비롯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만드는 애처로움까지 그리며 호평 받았다. ‘국민 첫사랑’ 수지 또한 남장 여자 담여울로 완벽하게 빙의, 이승기와 찰떡 궁합으로 시청률 견인에 큰 몫을 했다.
신구배우들의 조화도 눈길을 끌었다. 형용할 수 없는 ‘절대 악인’ 이성재부터 ‘구가의서’의 핵심을 잡아줬던 유동근, 자애롭고 당당한 무예인 조성하와 문과 예를 갖춘 행수 정혜영 등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구가의서’를 이끌었다. 또한 폭발적인 감정과 절제된 감정을 넘나드는 극과극 연기를 보여준 유연석, 집안의 몰락으로 기생이 된 아픔을 강단있게 드러낸 이유비와 수지를 지키는 그림자 사랑의 진수 성준 등 신예 연기자들은 ‘일취월장’ 연기력으로 대활약을 펼쳤다.
‘구가의서’는 반인반수 최강치와 인간 담여울의 운명적 사랑에 관한 러브스토리를 뛰어넘어 고난도 액션, 초특급 멜로, 진실된 인간애, 사랑, 복수, 미스터리, 코믹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신개념 ‘명품 사극’이었다. 반인반수 최강치의 인간되기 여정을 통해 안타까운 운명을 딛고 좌절과 고난을 헤쳐 나가는 모습과 여울과의 사랑, 아들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구월령과 윤서화 등은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제작사 박태영 제작총괄PD는 “‘구가의서’를 준비하고 촬영하는 4개월 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 스태프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며 “웃음과 눈물, 감동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던 ‘구가의서’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간직되는 그런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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