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가 새드 엔딩과 해피엔딩이 결합한 복합 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여기에 '환생'이라는 코드를 이용해 반전 결말까지 선사하며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5일 방송된 '구가의 서' 24회에서는 담여울(수지)이 최강치(이승기)를 구하려다 결국 목숨을 잃었다. 여울은 강치를 대신해 총에 맞았고, 결국 상처가 악화돼 죽음을 맞았다. 강치는 여울이 죽기 전 청혼했지만, 여울은 강치와 마지막 키스를 나누며 조용히 숨을 거뒀다.
그동안 온갖 악행을 일삼던 조관웅(이성재)는 결국 자신이 저지른 일들로 인해 벌을 받았다. 조관웅은 이순신(유동근)에게 쫓겨 도망가다 강치에게 팔을 잃었다. 초라한 모습으로 감옥에 갇힌 조관웅은 결국 청조(이유비)가 내민 독이 든 술을 스스로 마시고 생을 마감했다. 악인의 비참한 말로였다.
강치는 여울의 죽음 후 홀로 먼 길을 떠나고자 결심했다. 인간이 되고자 구가의 서를 찾지는 않았다. 강치는 "잠시 신수로 살며 함께 늙어갈 누구를 만날 때까지 좀 더 기다려 보려한다"며 길을 나섰다. 떠나는 강치에게 무관 식구들은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담평준(조성하)는 여울의 검을, 공달선생(이도경)은 자신이 만든 특제 약을 선물했다.
여울의 죽음과 조관웅에 대한 복수가 모두 끝이 나고 강치가 길을 떠나면서 안타까움 속에 마무리 될 것 같았던 드라마는 느닷없이 2013년 현대의 한국을 화면에 담았다. 사극에서 등장한 현대 서울의 모습은 왠지 모를 반가움과 함께 의아함을 자아냈다.
화려한 호텔 룸과 함께 등장한 최강치. 그는 신수로 무려 422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그리고 현대에서 그는 '회장님'으로 불리며 최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그의 방에는 담평준이 건넨 여울의 검과 공달선생이 선물한 약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강치의 엄지손가락에는 공달선생이 선물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동안 드라마에 등장한 인물들 역시 현대사회에서 각자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눈길을 끌었다. 강치의 양아버지였던 최마름(김동균)은 그의 집사로, 공달선생은 제약회사의 새로운 거장으로 태어났다. 강치의 절친 박태서(유연석)는 모습과 말투, 그리고 이름도 모두 달라졌지만 여전히 친구로 남아 있었다.
창립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한 강치의 귀에 "살려달라"는 한 여성의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다. 그 비명의 주인공은 바로 여울을 돌보던 여주댁(진경)이었다. 그리고 그 여주댁을 괴롭히던 인물이 바로 마봉출(조재윤)이었다. 마봉출은 현대에서도 여전히 깡패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치는 두 사람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마봉출은 그를 공격하려다 혼쭐이 나 도망가버렸다.
그 순간 저 멀리서 "꼼짝 마"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바로 422년 전 죽었던 여울이었다. 강치는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여울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강치는 422년 전 여울의 죽음 앞에서 "널 다시 만나면 그땐 내가 먼저 널 알아볼게. 널 다시 만나면 그땐 내가 먼저 널 사랑할께"라고 되뇌였던 자신의 맹세를 떠올렸다. 여울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강치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깨알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바로 곤(성준)과 이순신이 깜짝 등장한 것. 곤은 현대에서 국가안전국 요원으로, 그리고 이순신은 그의 상관으로 태어나 강치를 찾아오는 모습으로 '구가의 서' 대미를 장식했다.
마지막까지 숨죽이게 만들었던 '구가의 서'는 이렇게 새드엔딩과 해피엔딩을 모두 담아내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그간 월화극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구가의 서'는 반인반수라는 판타지적인 요소와 이승기 수지 두 배우의 '케미',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날 마지막 회 역시 '환생'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반전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편, 다음달 1일부터 '구가의 서' 후속으로 문근영 주연의 '불의 여신 정이'가 방송된다.
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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